'시범' 앞지른 '여의도 대교' 재건축…차이는 '노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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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8.27. 오전 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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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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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신속통합기획 힘입어 사업 속도
노인시설 기부채납…"시범아파트 지체 학습효과"
시공사 선정도 가시권…단숨에 '여의도 3번째'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위치한 50년차 '대교아파트'가 재건축 사업 속도를 내고 있다. 여의도 안에서도 여의도 초·중·고·여고 등이 가장 가까운 단지 중 하나다. 여의도한강공원과 가깝고 5호선 여의나루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이곳은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자문방식(패스트트랙) 첫 사업장으로 정비계획 수립을 재빠르게 마쳤다.

특히 '노인유치원'이라 불리는 데이케어센터를 공공기여 시설로 받아들이면서 매끄럽게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서울시가 초고령사회 진입에 대응해 노인복지시설 확충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 일부 재건축 추진 단지와 갈등을 낳고 있지만, 이와 상반된 '모범적' 행보를 보이는 것이다.

대교아파트 전경 /사진=김진수 기자
신속통합기획 패스트트랙 첫 사례

대교아파트는 1975년 준공된 최고 12층, 4개동, 576가구 규모 노후 단지다. 재건축을 통해 최고 49층, 4개동, 912가구 규모 신축 아파트로 탈바꿈한다. 환경영향평가서에 따르면 사업비는 약 7255억원 규모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2월 조합설립 추진위원회를 설립한 이후 11개월 만인 올해 1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그리고 7개월 만인 이달 23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정비계획이 통과됐다. 용도지역은 제3종일반주거에서 준주거로 종상향이 된다.

대교아파트는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자문방식(패스트트랙)을 통해 사업을 추진하는 '1호' 단지다. 지난해 6월 1차 자문회의를 시작으로 올해 2월과 4월 두 차례 자문회의를 거쳐 정비계획을 마련했다. 자문방식은 기획설계와 용역발주 기간을 단축해 사업 속도를 높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정비계획에는 한강 변에 위치한 여의도 도심 주거지로서 층수를 다양화해 한강 조망을 확보하고, 단지 가운데를 관통하는 공공보행통로를 만들어 연결성을 높이는 방안이 담겼다. 지역에 필요한 생활 사회기반시설(SOC)로 공공체육시설(복합문화체육센터)도 조성한다.

앞서 지난 3월 공람공고된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대교아파트의 총수입은 1조8721억원, 총지출은 7470억원으로 추정됐다. 기존 3·5동(전용 95㎡) 소유주가 재건축 후 국민평형(전용 84㎡)을 배정받으려면 약 2억원의 분담금이 예상됐다. 반면 평수가 큰 1동(전용 151㎡)과 2동(전용 133㎡)의 경우 3억~7억원 남짓 돌려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대교아파트 위치도 /자료=조합
'노치원'에 막힌 시범…앞서가는 대교

이 단지는 특히 데이케어센터, 방문요양서비스 등 재가노인복지시설을 공공기여에 포함한 게 특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내년으로 예상되는 초고령사회 진입에 계획적으로 대응한 것"이라며 "현재까지 기피시설로 인식되는 재가노인복지시설을 두고 서울시와 영등포구, 조합 간의 원만한 합의를 통해 정비계획 결정의 선례를 마련한 것에 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길 건너 위치한 시범아파트가 데이케어센터를 두고 서울시와 갈등을 빚은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서울시는 시범아파트에 용적률 400%, 최고 층수 65층을 허용하는 대신 데이케어센터 기부채납을 주문했다. 일부 소유주들은 이에 반대하며 문화시설로 변경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정비계획이 통과된 이후 사업이 멈춰선 상태다. ▷관련기사: 달리는 여의도 시범 재건축…'노치원'이 브레이크?(2월2일)

정비업계 관계자는 "시범아파트는 데이케어센터 이슈 하나 때문에 1년 가까이 사업이 지체되고 있다"며 "시범아파트 사례를 옆에서 본 대교아파트는 학습효과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의도뿐만 아니라 서초, 방배 등 다른 사업장에서도 노인복지시설을 포함하는 추세"라며 "정비계획 확정 이전에 집행부가 주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대교아파트가 연내 시공사 선정에 돌입하면 여의도 재건축 추진 단지 중 3번째가 될 전망이다. 앞서 한양아파트는 현대건설, 공작아파트는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결정한 바 있다. 대교아파트에는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롯데건설이 현수막을 내걸고 수주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대교아파트는 오는 10월2일까지 환경영향평가서 주민 공람을 실시하고 있다. 다음달 5일엔 주민설명회도 개최한다. 환경영향평가서에 따르면 대교아파트는 내년 6월 사업시행인가, 2026년 11월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준공 예정일은 2030년 6월로 예상된다.

롯데건설(위)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내건 현수막 /사진=김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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