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강해진 '시장'…대책에도 서울 전세·매매 '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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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리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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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톡톡]
서울 21주 연속 상승…0.32% 올라 6년내 최대 
전셋값 65주 연속↑…매물 줄어 매매가도 영향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21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주간 상승률은 5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이죠. 서울 전셋값도 65주째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매물이 확 줄면서 매매가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정부는 집값 불안을 잡겠다며 지난 8일 대대적인 공급대책(8·8대책)을 내놨는데요. 대책 전 주춤하는 듯했던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는 오히려 대책 직후 불이 더 붙었습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정책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1~2년 내 공급을 늘리기 어려운 데다, 연내 금리 인하 예상에 9월 대출 규제 강화까지 더해 마음 급해진 실수요자들의 불안이 부풀고 있다는 겁니다. 

전국·수도권·지방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그래픽=비즈워치
'성동' 올해 상승률 '강남3구'의 1.5배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둘째 주(12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8%로 전주(0.07%)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습니다. 지방(-0.02%)은 여전히 내림세지만 서울이 큰 폭으로 오르며 수도권 전체(0.16→0.18%)도 상승폭이 커지고 있죠. 

최근 2주간 상승률이 낮아지나 싶던 서울은 전주 대비 0.32% 오르며 5년 11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경신했습니다. 특히 비강남권 상승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는데요. 성동구는 전주 대비 0.63% 상승해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주 2007년 준공된 성동구 금호동 서울숲푸르지오 전용 114㎡가 24억9500만원에 거래됐고요. 행당동 신동아(1995년)는 전용 59㎡가 8억4500만원, 서울숲한신더휴(2003년) 전용 84㎡는 14억1000만원에 거래됐어요. 

성동구는 서울 내에서도 올해 들어 아파트 매매가가 가장 많이 오른 곳이에요. 올해 8월 둘째 주까지 누적 기준 6.02%가 올랐어요. 마포(3.98%), 용산(3.88%)과 비교하면 약 2배, 강남 3구(서초 4.45%, 강남 3.27%, 송파 4.56%)와 비교해도 약 1.5배가량 높아요.

성동구 다음으로 주간 매매가 상승률이 높았던 곳은 송파구(0.58%)와 서초구(0.57%)인데요.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2008년) 전용 84㎡가 26억3000만원에 서초구 잠원동 한강(1989년) 동일 면적이 24억원에 거래됐어요. 같은 날 잠원동 반포르엘(2022년) 전용 121㎡는 42억원에 손바뀜했어요. 

강남구는 개포, 압구정동 역세권 단지 위주로 전주 대비 0.46% 올랐고요. 마·용·성의 마포(0.39%), 용산(0.36%)도 여전히 높은 상승세를 기록 중이에요.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연초 대비 높은 수준의 거래량이 유지되면서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를 계속해서 지지하고 있다"면서 "선호 단지 중심의 매물가격 상승, 추격매수세 지속으로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어요.

급격한 상승은 대출 금리 인상과 규제 강화가 임박한 것이 원인으로 꼽혔어요.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8·8대책'이 단기간 공급을 늘릴 가시적 대책이 없다 보니 더 오를 것이란 기대와 불안이 옮겨붙은 모습"이라고 분석했어요.

그는 "전체 대출의 60%를 차지하는 디딤돌 대출 금리도 올리기로 했고, 9월엔 대출규제가 강화되는 만큼 그 전에 내집 마련을 하자는 막차 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과거보다 시장의 힘이 훨씬 세져서 정부가 대책을 내놓는다고 해도 효과가 예전보다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어요. 

다만 대출규제 강화(스트레스DSR 2단계) 시행 시 상승세는 조금 누그러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와요.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대출규제를 앞두고 상승세가 확 커지는 모습이지만 규제가 시행되면 상승세가 조금 주춤할 수 있다"고 내다봤어요.

전국·수도권·지방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그래픽=비즈워치
작년 절반 수준 전세 매물…매매가 상승 부추겨 

전세 매물이 감소하며 전셋값은 더 치솟고 매매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에요. 전국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은 0.07%로 전주(0.06%) 대비 오름폭이 커졌어요. 서울은 0.17%에서 0.19%로 상승폭이 확대됐고, 수도권도 전주(0.14%) 수준을 유지하며 상승세를 지속 중이에요. 하락세를 이어오던 지방도 보합으로 돌아섰어요. 

성동구(0.34%)는 매매가에 이어 전셋값도 전주 대비 서울에서 가장 많이 올랐는데요. 옥수동 옥수파크힐스(2016년)는 전용 84㎡가 갱신계약으로 10억5000만원에 거래됐고요. 같은 날 같은 면적이 신규로는 11억원에 계약을 체결했어요. 성동구 응봉동에서는 1989년 지어진 대림(2차) 전용 84㎡가 4억8000만원에 신규 세입자를 들였어요. 

전주대비 0.28% 상승한 노원구 중계동 주공2(1992년) 전용 44㎡는 계약 갱신으로 1억5225만원, 신규로는 2억원에 거래됐어요. 영등포구(0.28% 상승) 신길동 래미안에스티움(2017년) 전용 59㎡는 종전계약보다 1억원 가까이 오른 6억3000만원에 갱신 계약했어요. 

한국부동산원은 "거주 선호도가 높은 신축 및 정주여건이 양호한 단지 위주로 매물 부족에 따른 가격상승이 이어지고 있다"며 "전세 대기 수요가 지속하는 등 서울 전체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어요. 

실제 부동산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약 5만5000여 개에 달했던 전세 매물은 이달 16일 현재 2만6000여 개로 약 절반 수준으로 줄었어요. 

윤수민 위원은 "실수요자 중심인 전세시장의 매물이 급감하며 매매가 상승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며 "전세값은 앞으로 계속 상승할 것이나 코로나 때 저금리 상황과는 달라 매매가는 상방 꼭짓점에 거의 와있다고 보여진다"고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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