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 짜리 미니보험' 잘 팔려도 웃지 못하는 생보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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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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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자 1만명 돌파…신규 고객 유입 '속도'
1만원 미만 보험료·생활밀착형 보장 등 인기
"미니보험 수백개 팔아도 종신보험 하나만 못해"
생명보험업계가 '미니보험'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저렴한 보험료와 간편한 가입 방식으로 젊은 세대를 공략하려는 전략이 통했다.

신규고객 확보 차원에서 의미있지만 수익성 확대엔 한계가 있는 데다 손해보험사 중심의 제3보험 시장 문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NH농협생명은 올해 상반기 미니보험 판매 건수가 1만 건을 돌파했다고 최근 밝혔다. 미니보험은 간단보험, 소액단기보험이라고도 불린다. 보장 내용이 단순하고 보험기간이 1년 미만으로 짧은 게 특징이다. 보험료 역시 대부분 연 1만원 미만으로 저렴하다.

NH농협생명은 현재 5개 미니보험 상품을 판매 중이다. 이중 작년 출시한 '검진쏘옥NH용종진단보험'과 올해 5월 출시한 '환경쏘옥NHe독감케어보험'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고 설명했다. 용종, 독감 등 진단 시 보험금을 지급하는 생활밀착형 보험이다.

1만원 미만의 보험료를 한 번 납부하면 1년간 보장을 받을 수 있고, 이 기간 용종이나 독감 진단을 받을 경우 보험금 10만~20만원을 지급한다.

앞서 교보라이프플래닛 역시 미니보험인 '라플365미니보험'의 5~6월 월평균 신계약 건수가 1만 건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현재 홈페이지와 제휴처를 통해 10종 이상의 상품을 판매 중인데 이중 취미·여가생활 중 발생한 재해골절, 식중독 등을 보장하는 '아웃도어 플랜'이 인기다. 

장기보험보다 문턱이 낮아 2030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는 효과가 있다. 보장 내용이 단순한 덕에 보험사도 시장 상황에 맞는 상품을 제때 출시할 수 있다.

교보라이프플래닛 관계자는 "미니보험은 저희 회사를 체험하고 보장성 보험의 효용을 느끼게끔 하겠다는 취지로 출시, 가입자 대부분이 신규 고객"이라며 "급부(보험사로부터 보험금을 지급받는 것) 조합형 플랫폼을 활용해 그때그때 필요한 콘셉트에 따라 바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보업계에선 특히 손보사 위주의 제3보험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보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제3보험은 생보사와 손보사 모두가 취급할 수 있는 보험으로 치매보험, 어린이보험, 실손보험 등이 있다. 생보사가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여전히 손보사의 시장 점유율이 70%에 달한다.

다만 미니보험은 당장 수익에 도움이 되기보단 장기적 관점의 투자에 가깝다. 보장 기간이 짧고 보험료가 저렴해 보험사 입장에서는 큰 수익이 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미니보험으로 고객을 유인하더라도 결국 수익은 주력상품인 장기보험에서 창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생보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전체 생보사 신규 계약 건수는 65만건으로 전년동기(60만건)보다 5만 건 증가했지만, 정작 보험료는 1164억원에서 993억원으로 171억원 감소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미니보험은 모집해봐야 보험료가 몇천원 수준이니 하루에 수백명이 가입하더라도 종신보험 하나만 못하다"며 "새 회계제도로 보험사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제3보험에도 영향력을 넓히려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미니보험을 판매하고는 있지만 적극적으로 확대할 계획은 없다"며 "일종의 마케팅 전략의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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