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 29년 공들인 중국 자회사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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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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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화륜제약그룹에 넘겨
"재무안정성 개선 기대"
치우 카이 화륜제약그룹 부사장 겸 CR보야 바이오 회장(왼쪽)과 허용준 GC 대표이사 사장이 GC녹십자 홍콩법인(Green Cross HK Holdings Limited) 지분을 인수 및 매각하는 등의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GC녹십자
GC녹십자가 중국에 있는 혈액제제 제조 및 유통 자회사 지분을 현지 제약사에 매각하기로 했다. GC녹십자는 중국계 제약사와 손잡고 국내에서 생산한 혈액제제를 중국에 수출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한다.

GC녹십자는 중국의 국영 제약사인 화륜제약그룹 산하의 CR보야에 홍콩법인(Green Cross HK Holdings Limited)과 중국계 자회사 6곳의 지분을 전량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금액은 총 18억2000만위안으로 한화로 약 3500억원에 달한다.

GC녹십자가 중국법인을 매각한 배경에는 현지 시장경쟁력과 그룹사 재무구조가 악화한 게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GC녹십자는 1995년 중국 안휘성에 첫 현지법인인 녹십자생물제품유한공사를 설립했다. 이후 1만 제곱미터(㎡) 규모의 혈액제제 생산공장을 짓고 알부민, 면역글로불린 등을 현지에서 제조해 판매해왔다. 지난 2012년에는 자체 유통사도 차렸다.

GC녹십자의 중국법인은 중국 내 혈액제제 시장 성장에 힘입어 지난 2017년 역대 최대 규모인 당기순이익 303억원을 거뒀다. 하지만 이후 시장경쟁 심화 등으로 순이익 규모가 줄더니 지난 2년(2022~2023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국내사업이 위축되면서 녹십자그룹은 지난해 72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면역글로불린 제제 '알리글로'의 미국진출을 위해 생산설비를 증설하면서 부채비율 등 재무구조도 취약해졌다. 이로 인해 GC녹십자는 지난해 조직규모를 줄이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GC녹십자가 해외법인을 매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0년 스폐인계 제약사인 그리폴스에 캐나다와 미국 법인을 매각한 적이 있다. GC녹십자는 당시 수익성과 재무구조 악화로 나이스신용평가 등으로부터 신용등급이 AA-에서 A 로 하향조정됐고 아직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GC녹십자는 화륜제약에 중국법인을 매각했지만 중국 시장 진출을 완전히 내려놓은 것은 아니다. 화륜제약과 손잡고 국내 오창공장에서 생산하는 알부민과 혈우병 치료제인 '그린진에프'를 현지에 판매할 계획이다. 화륜제약을 통해 GC녹십자웰빙의 히알루론산 필러 유통길도 텄다.

GC녹십자는 화륜제약과 백신, 세포유전자치료제 등의 사업부문에서 추가적인 협력을 진행할 수 있는 내용의 전략적 제휴를 맺기도 했다. 화륜제약그룹은 지난해 매출액 2447억위안(47조원)을 기록했으며 신약개발과 유통, 소매업 등을 겸하고 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중국의 국영 제약사와 제휴를 맺어 혈액제제뿐만 아니라 필러를 중국 전역에 공급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계약은 녹십자그룹의 전 계열사가 화륜제약과 협력해 중국시장에 진출하고 재무안정성도 제고할 수 있는 기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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