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용 엔진 1위' 굳히기…HD한국조선, STX중공업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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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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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중공업 지분 35.05% 취득 공정위 승인
3년간 엔진 부품 공급거절금지 등 조건 붙어
HD한조양 "부품 국산화로 원가 경쟁력 향상"
./그래픽=비즈워치
공정거래위원회가 HD한국조선해양의 STX중공업 인수에 대해 '조건부 승인'을 결정했다. 아울러 이번 인수로 글로벌 선박용 엔진업계의 압도적 1위 업체가 탄생하는 만큼 3년간 가격인상제한 등의 시정조치도 부과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글로벌 선박용 엔진시장 1위, STX중공업은 3위 업체다.

공정위는 HD한국조선해양이 STX중공업 주식 35.05%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에 대해 조건부 승인한다고 15일 밝혔다. HD한국조선해양이 STX중공업 주식 확보 계약을 체결한 지 꼬박 1년 만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3월 STX중공업 매각 본입찰에 단독 참여, 넉 달 뒤인 7월 STX중공업 지분 35.05% 확보 계약을 체결하며 1대 주주로 등극했다.

이번 기업결합은 선박과 선박용 엔진, 엔진 부품 등 조선업 전반에 걸쳐 수직계열화 체계를 구축한 HD한국조선해양이 선박용 엔진 및 엔진 부품 사업자인 STX중공업을 인수하는 결합이었다.

STX중공업은 이중연료 추진, 액화천연가스(LNG) 추진, 액화석유가스(LPG) 추진 기술력을 보유했다. 앞서 업계에선 HD한국조선해양이 STX중공업을 인수할 경우 다양한 규격의 엔진뿐 아니라 친환경 엔진에 대한 고객 수요를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HD한국조선해양이 2023년 인도한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시운전 모습./사진=HD한국조선해양
다만 공룡 업체 탄생을 고려해 공정위는 엔진 부품-선박용 엔진 간 수직결합, 선박용 엔진 간 수평결합, 선박용 엔진-선박 간 수직결합 등 유형별로 경쟁 제한 가능성을 두루 검토했다.

특히 공정위는 경쟁사인 한화엔진의 제품 생산 차질을 우려했다. 선박용 엔진을 만들려면 크랭크샤프트라는 부품이 필수다. 엔진 내 피스톤 직선운동을 회전운동으로 바꿔주는 기능을 하는데 제조사가 바로 HD한국조선해양 계열사인 HD중공업과 STX중공업 자회사인 KMCS, 두산에너빌리티 등 3곳이다.

한화엔진은 글로벌 선박용 엔진시장 2위다. 현재 크랭크샤프트 80%를 두산에너빌리티에서, 20%를 KMCS에서 공급받고 있다. 이런 구도에서 만약 HD한국조선해양과 식구가 된 KMCS가 한화엔진에 크랭크샤프트 공급을 중단한다면 생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공정위는 안전 장치를 마련했다. 3년간 △선박용 엔진 부품(CS)의 공급거절금지 △최소물량보장 △가격인상제한 △납기지연금지 등을 내걸었다. 국내 선박용 엔진시장의 경쟁 제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조치들이다.

이로써 HD한국조선해양은 선박엔진 부품 시장의 약 80%, 선박용 엔진 시장의 약 70%를 점유하게 돼 '1위 사업자'의지위를 굳히게 됐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대형엔진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주요 부품 국산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향상하는 등 시너지가 기대된다"면서 "수출 확대로 글로벌 선박용 엔진 시장에서의 영향력 강화도 점쳐진다"고 말했다.

매출 상승도 기대된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HD한국조선해양은 5조515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STX중공업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수준인 614억원으로 나타났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지난해 7월 컨퍼런스 콜을 통해 "STX중공업도 수주잔고가 꽤 많다"면서 "시너지는 2025년부터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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