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주자 합쳐도 지지율 못 미쳐
반명연대 형성 여부가 관전 포인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로 조기 대선이 가시화된 2025년 새해를 맞아 대권 주자 여론조사가 다수 발표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압도적인 '1강' 체제가 굳어진 가운데 보수 주자들이 서로 각축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이 대표의 대세론이 형성됐다는 평가와 함께 '반이재명' 세력의 확장 가능성을 우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각종 여론조사 기관에서 신년 여론조사 결과가 공표됐다. 한국리서치가 KBS의뢰로 지난해 12월 29일부터 31일까지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일 발표한 조사(전화면접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16.3%)에 따르면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문항에서 응답자 36%는 이 대표를 택했다.
이어 홍준표 대구시장이 8%,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각각 6%로 나타났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5%,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김동현 경기지사·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각 2%였고,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김부겸 전 국무총리·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각 1%였다. 적합한 인물이 없다는 응답은 22%였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양상은 비슷했다.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이 MBC의뢰로 지난해 12월 29일부터 30일까지 성인 10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전화면접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16.2%)에서도 이 대표는 40%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홍준표 시장 8%, 한동훈 전 대표 7%, 오세훈 시장 5%, 우원식 의장 4%,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3%, 김동연 지사·안철수 의원·유승민 전 의원 각 2% 순이다.
리서치앤리서치가 동아일보 의뢰로 지난달 28~29일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전화면접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9.3%)에서도 차기 대통령감으로 가장 적합한 인물을 묻는 문항에서 이 대표는 39.5%로 나타났다. 이어 홍준표 시장 8.9%, 오세훈 시장 8.7%, 한동훈 전 대표 8.0%, 우원식 의장 4.8%, 김동연 지사 4.3%, 유승민 전 의원 3.7%, 안철수 의원 3.0%, 이준석 의원 2.3%, 김부겸 전 총리 1.3%, 김경수 전 지사 0.8% 순이었다.
보수 후보와 이 대표의 양자대결에선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오세훈 시장과의 양자대결에선 이 대표는 48.7%로 21.9%의 오 시장보다 26.8%P차로 앞섰다. 홍준표 시장은 20.5%로 27.1%P차였다. 한동훈 전 대표는 16.7%로 31.3%P가 차이 났다. 이준석 의원은 11.8%에 그쳐 35.1%P 격차를 보였다. 모두 이 대표가 두 배 이상 앞서는 결과다.
여러 조사를 종합해 보면 이 대표의 독주 체제는 뚜렷하다. 홍준표 시장, 오세훈 시장, 한동훈 전 대표, 이준석 의원 등 몇몇 보수 주자들의 지지율을 합쳐도 이 대표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는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국면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지지율보다도 독보적이라 할 수 있다. 2017년 연초 연합뉴스·KBS 의뢰로 코리아리서치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21.6%였다. 2위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17.2%로 큰 격차는 나지 않았다.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가 11.4%로 3위였다. 이후 반 전 총장이 불출마를 선언하고 민주당 대선 경선이 치러지면서 문 전 대통령의 강세가 점차 두드러졌다. 그때와 비교한다면 현재의 이재명 대세론은 일찌감치 형성된 셈이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의 1강 구도가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기 대선이 다가온 상황에서 그때까지 판세를 뒤흔들만한 강력한 사건은 이 대표 자신의 사법리스크 외에는 없다고 다수의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다만 이르게 형성된 독주 체제가 이 대표에게 좋지만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반이재명' 정서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다자 구도였던 19대 대선과 달리 20대 대선처럼 양자 구도가 형성된다면 이재명 대 반이재명의 양상이 전개될 수 있는데 이 경우 결과를 낙관하긴 쉽지 않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지금 발표되는 신년 여론조사는) 민주당의 절대 공세에서 이뤄지는 조사이기 때문에 이 대표가 압도적으로 우위가 나온다"며 "선거가 아무리 빠르더라도 4개월 이후에 치러질 텐데 이 우위가 그대로 갈 수 있겠나가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 본인의) 사법리스크를 넘어야 하고 '반명' 연대가 나오느냐에 따라 현재 지지율이 유지될 수도 있고, 또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소장은 "과연 지금 압도적 우위로 나오는 것이 이 대표에게 유리할지는(의문)"이라며 "이런 조사가 많이 나오면 반명 연대나 이 대표에 대한 공포감을 키우고 오히려 사람들이 이 대표의 재판만 주시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라고 강조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email protected]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