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 폭로전에 與분열 심화…탄력받는 한동훈 특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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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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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사과했지만…전대 후유증 클 듯
야권 일각선 '韓 특검법' 통과 가능성도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17일 CBS 주관 4차 방송토론회에서 법무부 장관 시절 나경원 후보가 패스트트랙 공소 사건 취소를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왼쪽부터 한 후보, 윤상현 후보, 원희룡 후보, 나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과정에서 한동훈 당대표 후보가 폭로한 나경원 후보의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 청탁' 후폭풍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분당 대회', '자폭 전대'라는 자조를 넘어 야당이 한 목소리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서면서다. 한 후보는 18일 ''신중하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이미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야권 일각에선 '한동훈 특검법' 통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도 나온다.

◆ "신중하지 못했다" 사과했지만…與전대 후유증 우려

한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은 공수처법 등 악법을 막는 과정에서 우리 당을 위해 나서다가 생긴 일"이었다며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고생하는 분들을 폄훼하려는 생각이 아니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썼다. 그는 "당대표가 되면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재판에 대한 법률적 지원을 강화하겠다"며 "여야의 대승적 재발방지 약속 및 상호 처벌불원 방안도 검토·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한 후보 폭로가 부적절했다는 취지의 당내 비판이 거세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감정의 골이 이미 깊어질 대로 깊어진 만큼 '전대 후유증' 우려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여당 전대 과정에서 불거진 여러 의혹을 수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 후보가 폭로로 경쟁자까지 야당의 수사 먹잇감으로 던져버린 셈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 모두발언에서 "한 후보는 여론 조성팀 의혹에 대해, 나 후보는 불법 청탁 의혹에 대해, 원희룡 후보는 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에 대해 수사를 받아야 할 당사자"라며 "서로가 범죄 행위들을 나란히 증언하고 있는 만큼, 응당하게 수사도 나란히 잘 받기를 바란다"고 비꼬았다.

조국 조국혁신당 당대표 후보도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법무부 장관 시절 댓글팀을 운영했다는 의혹이 일었다거나, 여당 의원이 제게 공소 취소를 해달라고 부탁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겠느냐"며 "검찰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혁신당은 앞서 발의한 한동훈 특검법에 전대에서 제기된 '댓글팀 운영 의혹'을 포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국혁신당 당대표·최고위원 후보들이 18일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폭로 및 자백' 수사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왼쪽부터 황명필 울산시당 위원장, 조국 의원, 김선민 의원, 정도상 전북도당 위원장. / 남윤호 기자


사과 후에도 한 후보를 향한 날선 비판은 이어지고 있다. 당협위원장 출신 여당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패스트트랙 때 민주당의 입법폭주에 맞서 국회의원, 당협의원장, 당직자 전원이 똘똘 뭉쳐 싸웠다"며 "우리 당에서 27명이 기소당했지만 전우애적 경험으로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에서도 4명이 기소됐고 정권이 바뀌었으면 법무부장관이 기소취소를 했어야 하는 건인데 나 후보 개인 청탁인 양 공격거리로 삼았다"며 "야당 인사들조차 '당과 연대감이 부족하고 정치를 너무 모른다'는 이야기를 한다"고 전했다. 다른 여당 관계자도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니 마지못해 하는 사과로 보인다"고 혹평했다.

◆ 폭로 파장 일파만파…야권 일각선 '한동훈 특검법' 통과 가능성도

야권 일각에서는 당내 분열에 따른 '한동훈 특검법' 통과 가능성도 언급됐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전날 CBS라디오에서 "한동훈 특검법은 무조건 통과되고, 윤석열 대통령께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쓰더라도 이탈표 8표 이상 나올 것 같다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천 원내대표는 "대충 떠오르는 친윤계 몇 명만 해도 8명은 금방 넘을 것 같다"고 했다. 패스트트랙 사건으로 당시 기소된 이들 중 22대 현역 국회의원은 나 후보와 김정재, 윤한홍, 이만희, 이철규 의원(가나다 순) 등이다.

'한동훈 특검법'을 당 1호 법안으로 추진하는 혁신당은 내심 폭로전을 반기는 분위기다. 특검 명분을 쌓아가면서도 여당 내 '이탈표'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신장식 원내대변인은 이날 원내대표단 회의 후 한동훈 특검법 진행 상황에 대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안건 상정) 관련해 진전사항이 있다"면서도 "내주 국회 상황이 굉장히 유동적이라 추가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여권 분열이 한동훈 특검법 통과 가능성을 높일 것이란 관측에 대해선 "불감청고소원(不敢請固所願·감히 청하지는 못하나 원래부터 바라던 바)"이라며 말을 아꼈다.

전대 여진이 계속돼도 한동훈 특검법 통과에까지 이르진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결과를 염두에 둔 당내 친윤·반한계 의원들의 한 후보 견제 차원에서 흘러나오는 시나리오일 가능성이 높단 해석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곧 재표결을 앞둔 채해병 특검법이나 한동훈 특검법 통과는 말 그대로 '다 같이 죽자'는 것 아니겠느냐"며 "친윤계 목표는 한 후보가 당권을 잡더라도 어떻게 통제력 또는 긴장관계를 유지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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