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김두관, '연임·사법리스크' 공방…종부세 입장차도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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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정 기자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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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지선 공천권 때문에 연임 하나"…李 "그야말로 상상"
'일극체제' 비판 나오기도
전문가들 "남은 토론회서 정책 토론해야"


더불어민주당 차기 지도부를 선출할 8·18 전국당원대회를 한 달 앞두고 연임에 도전하는 이재명 후보와 대항마 김두관 후보가 토론회에서 처음 만났다. 토론회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는 김지수 후보와 김두관 후보, 이재명 후보.(왼쪽부터)/국회사진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차기 지도부를 선출할 8·18 전국당원대회를 한 달 앞두고 연임에 도전하는 이재명 후보와 대항마 김두관 후보가 토론회에서 처음 만났다. 김 후보는 '일극체제'와 '사법리스크'로 이 후보에게 날을 세웠고, 이 후보는 "엄중한 상황에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이라며 대표직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종합부동산세와 금융투자소득세를 두고도 두 후보는 견해차를 보였다.

민주당 당대표로 출마한 김지수·김두관·이재명 후보는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진행된 첫 토론회에 참석했다. 세 후보는 100분간 정치적 현안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별칭을 소개해달라는 진행자의 요청에 이 후보는 '먹사니잼'을 꼽았다. 이 대표의 이름을 축약한 '잼'에 '먹사니즘'(먹고사는 문제)를 합친 말이다. 그는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게 최고의 이념과 가치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먹사니스트 이재명을 줄여 먹사니잼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구관이 명관이다'라는 속담을 차용해 '두관명관'으로 자신을 소개했다. 김 후보는 "영화 안시성에서 양만춘 장군의 대사 '넌 이길 때만 싸우나. 난 물러서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그런 각오로 당대표 경선에 임하고 있다"며 "늘 국민을 섬기는 정치를 해왔다. 국민 아래 김두관, 대기만성 김두관을 지켜봐 달라"고 했다.

김 후보는 '당대표 도전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진행자의 질의에 이 대표를 겨냥해 "혼자 잘나가면 무슨 재미인가. 다 같이 해야지"라며 "더불어 함께하는 게 우리 민주당이니까 다양성과 역동성이 발현돼야 수권정당으로 발돋움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큰마음으로 결심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 후보는 개인의 정치적 입지만 고려한다면 당대표 연임 도전에 실익이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민생과 국정을 방관하는 윤석열 정권의 모습을 보고 역할을 해야겠다는 마음에 출마의 결단을 내렸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 후보는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게 최고의 이념과 가치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엄중한 상황에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이라며 대표직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국회사진취재단


이 후보는 "개인적으로, 정치적 이해타산을 보면 당대표 계속하는 것이 아무런 실익이 없다. 특별한 권한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당대표로 총선 승리를 이끌었기에) 지금이 상종가 상태 아닌가. 다음을 조용히 준비하는 게 낫지 않냐가 대체적 의견이었다"면서도 "그런데 지금 상황이 너무 엄중하다. 윤석열 정권의 패악에 가까운 정치 행태를 외면하거나 방관하고 그대로 둘 건가. 그런 점에서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짚었다.

김 후보는 2026년 지방선거 공천권과 사법리스크 방어 때문에 연임에 도전하는 것이라며 이 대표를 압박했다. 그는 "이 후보 쪽 사람들로 지선 공천을 하기 위해 연임을 하시는 건지, 2026년 공천을 이재명 대표가 하면 승리하고, 김두관 대표가 주도하면 패배하는 건가"라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는 "지방선거의 공천권을 제가 행사한다는 생각을 해본 일이 전혀 없다"라고 맞받아쳤다. 이 후보는 "당헌당규에서 대선 1년 전 사퇴하도록 규정이 돼 있기 때문에 하려고 해도 할 수 없다. 왜 그런 상상을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가능하지도 않고 그야말로 상상이라는 말씀드린다"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이 후보는 "역할에 대한 요구라는 게 있는 것이다. 윤석열 정권이 국정을 제대로 하는 건지, 안 하는 건지, 있는 게 바람직한지 없는 게 바람직한지 모를 상황이고, 통합·화합보다는 대결과 전쟁 같은 정치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그 문제를 해결하는데 제 역할이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고 했다.

사법리스크 문제에 대해서도 "같이 성을 지키는 입장인데 너는 왜 그렇게 많이 공격을 당하냐라고 말할 게 아니라 사실 함께 싸워주면 더 낫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한다. 이미 당대표 상태에서 기소돼서 재판을 수없이 하고 있는데 당대표를 한 번 더 하는 게 그걸 피할 수도 없고 무슨 도움이 될까, 오히려 시간을 많이 뺏겨서 오히려 대응하는 데 어려운 점이 있다는 말씀드린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2026년 지선 공천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할 수 있냐'라는 김 후보의 질의에는 "약속의 말씀을 하시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즉답을 피했다.

김 후보는 2026년 지방선거 공천권과 사법리스크 방어 때문에 연임에 도전하는 것이라며 이 대표를 압박했다. /국회사진취재단


김 후보는 '현재 민주당이 일극체제라는 표현에 동의하냐'는 진행자의 질의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우리 당의 생명은 역동성과 다양성이다. 민주당 DNA가 많이 훼손되는 느낌이라고 생각하는 당원이 많다"라고 했다. 이 후보는 "결국 당원들이 선택한 것이다. 당원 지지율이 80%가 넘는 상황에서 그것을 일극체제라고 할 수 없다"며 "결국 당원들이 선택한 것을 일극체제라고 하는 것인데 당원 선택 폄하가 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여러 정치적 현안을 둘러싸고도 두 후보는 다른 입장을 내비쳤다.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제안했던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을 고려할 수 있냐는 질문에 김 후보는 O를 들었고, 이 후보는 반대했다. 김 후보는 "우리 당이 핵심으로 낸 안이 통과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저쪽에서 제안한 안도 유연하게 대응을 해야 된다는 차원에서 고려해 볼 만하다"라고 했다. 반면 이 후보는 "현재 수사와 기소는 대통령이 임명하고, 인사권을 지속 행사하는 검사들이 하고 있다. 그런데 수사가 엉망 아닌가"라고 물으며 "당연히 복수 추천을 하기 때문에 임명을 대통령이 하는 상황이라 현재 특검법대로 하는 게 정의롭다"라고 답했다.

종부세와 금투세에 대해서는 두 후보 간 입장차이가 선명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10일 대표직 출마를 선언하면서 종부세와 금투세에 전향적 입장을 보인 바 있다. 김 후보는 "우리 당의 근간인 종부세, 전체 한 2.7% 주택 보유하고 있는 분들에게 부과되고 있다. 금투세도 1400만 원 중에서 한 1%. 5000만 원 이상 소득이 있는 쪽에 부과하는 거니까 그걸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반면 이 후보는 "(종부세와 금투세는)논쟁의 대상이기 때문에 이게 마치 무슨 신성불가침한 의제처럼 무조건 수호하자, 이건 옳지 않은 태도라고 본다. 실용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서 잘못된 부분은 수정할 필요가 다"라고 언급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두관(왼쪽), 이재명(왼쪽 두 번째), 김지수(오른쪽) 당대표 후보가 18일 오전 서울 양천구 CBS 사옥에서 열린 ‘CBS 김현정의 뉴스쇼 특집’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이 후보의 연임이 기정사실로 된 터라 이번 토론회에서 결정적 한 방은 나오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평이다. 다만 난타전이 벌어지는 국민의힘과 비교하면 원활히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국민의힘은 정책적인 부분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남은 토론회에서) 공격이 아니라 정책의 차별성을 부각하면 성공하는 것"이라며 "김 후보는 종부세나 금투세 관련해서 문제 제기를 하며 민주당의 정체성을 재확립하는 기회를 잡아도 좋을 것이고, 이 후보는 자신이 갖고 있는 정책적 강점을 보여주고, 당내 다른 이견도 있는 걸 보여줘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최수영 평론가도 "(이 대표가 압도적 지지를 받는 상황에서) 김 후보가 난타전을 해버리거나 사법리스크를 직접 공격하면 지지층의 비판을 받을 수 있어 수위조절을 할 것이다. 밋밋해질 수 있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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