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K-원전"…프랑스 제치고 한국 '체코 원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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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8. 오전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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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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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원전 24조원 터졌다…체코 4기중 2기 확정
팀코리아 협력 빛났다…나머지 2기는 추후 결정


체코 정부와 체코전력공사(CEZ)는 17일(현지 시간) 정부 회의를 열고 우선입찰대상자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을 선정했다. 사진은 두코바니 원자력발전소 모습. /한수원


"역시 K-원전" 우리나라가 원자력발전 선진국 프랑스를 제치고 체코 원전 수주를 따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7일(현지 시간) 체코 정부가 신규원전 건설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을 선정한다고 발표했다.

두코바니와 테믈린 부지에 대형원전 최대 4기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체코 역사상 최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로 알려져 있다고 산업부는 밝혔다.

체코 정부에 따르면 체코측의 총 예상 사업비는 1기 약 2000억 코루나(약 12조원), 2기 약 4000억 코루나(약 24조원)이며, 이 중에서 한수원과의 계약금액은 향후 협상을 거쳐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총 4기 건설 중 2기를 우리가 따냈고 나머지 2기는 추후 결정할 전망이다.

다만 체코 정부가 건설비, 예비비 등을 포함해 책정한 총 예상 사업비, 사업자와의 계약금액을 의미하지 않으며 최종 계약액은 협상결과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한수원(주계약)은 한전기술(설계), 두산에너빌리티(주기기, 시공), 대우건설(시공), 한전연료(핵연료), 한전KPS(시운전, 정비) 등과 팀 코리아를 구성해, 1000메가와트(MW)급 대형원전(APR1000)의 설계, 구매, 건설, 시운전 및 핵연료 공급 등 원전건설 역무 전체를 일괄 공급하게 될 예정이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의의

산업부는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대해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5년 만에 이룬 쾌거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중동에 이어 상업용 원전을 최초로 건설한 원전 본산지인 유럽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고 밝혔다.

1982년 유럽형 원전을 도입했던 대한민국이 이제는 유럽에 원전을 수출할 수 있는 국가로 성장한 것이다.

또 이번 성과는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 목표 달성의 강력한 모멘텀이 될 전망이다. 국가 총력전으로 치러진 수주 경쟁에서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입증하며, 향후 제3, 제4의 원전 수출로 이어갈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성과를 계기로 우리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해 온 원전 생태계 복원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원전 10기 계속운전 절차 진행 등에 이어, 체코 원전수출 계약이 최종 성사될 경우 양질의 수출일감이 대량으로 공급되며 국내 원전 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간의 경과

이번 입찰은 2022년 3월, 체코전력공사의 두코바니 5호기 건설사업 국제 공개경쟁 입찰 공고로 시작됐다. 같은 해 11월 한수원과 함께 EDF(프랑스), 웨스팅하우스(미국)가 입찰서를 제출하며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으며, 글로벌 기업 간 각축전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2024년 1월 체코전력공사는 에너지 안보와 국익 극대화를 위해 입찰 규모를 당초 1기에서 최대 4기로 확대했고, 수정입찰서를 제출(2024년4월)한 한수원과 EDF, 2파전으로 경쟁구도가 좁혀졌다. 양자 대결에서도 유럽 원자력동맹을 주도하고 있는 프랑스의 강력한 영향력 아래 유럽 원전사업 경험이 많은 EDF가 유리하다는 관측도 있었다.

그러나 체코 측은 지난 50여 년간 축적된 한국 원전의 경쟁력과 신뢰성을 높이 평가하며 한수원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택했다.

세계 유수의 글로벌 사업자들만의 각축전이 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팀 코리아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2년 4개월에 걸친 수주전이 일단락됐다. 한국 원전산업의 국제적 위상을 세계에 다시 한번 확인시킨 쾌거다.

◆팀 코리아의 노력

해외 원전사업은 국가대항전이자 국가 총력전이다. 이번 낭보는 지난 2년여간 한수원과 협력업체, 원자력 학계와 연구기관, 정부 부처 및 지원기관들이 합심한 노력한 결과물이다.

팀 코리아는 내륙 국가인 지리적 조건과 전력 인프라 등을 고려해 체코 환경에 최적화된 1000MW급 노형을 제안했고, 2023년 3월, 유럽사업자요건을 취득해 기술력과 안전성을 입증받았다.

또 지난 50여 년간 축적한 세계 최고 수준의 건설능력과 UAE 바라카 원전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On Time, Within Budget)한 경험을 살려 가격, 품질, 납기 3박자 경쟁력을 모두 갖춘 사업계획을 제안했다.

원전업계 뿐만 아니라 체코에 진출한 우리기업들도 힘을 보탰다. 1990년 수교 이후 34년간 쌓아온 한국과 체코 간의 신뢰관계와 국내 진출기업들이 구축해 온 우호적 협력 환경이 금번 선정의 밑거름이 됐다. 현대자동차, 넥센타이어 등 100여개 진출기업들은 체코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으며, 두산(2024년5월)과 대우건설(2024년5월)은 150여개 현지업체와 함께하는 파트너쉽 행사를 개최해 체코 원전은 한국 기업과 체코 기업이 함께 짓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헸다.

팀코리아는 단순히 원전을 건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와 상생하고 현지 공급사와 동반성장하는 진실된 아웃리치 활동을 전개하였다. 200여개에 이르는 잠재협력사를 발굴하고, 아이스하키팀 후원, 방역물품 지원, 봉사활동 등을 통해 지역 주민들과 긴밀히 소통해왔다.

아울러 정상 차원의 원전 세일즈 활동과 함께 정부도 전방위 지원 활동을 펼쳤다. 총리, 장·차관, 실무진에 이르기까지 고위급 교류 활동을 전개했으며, 한-체코 직항로를 재개하고(2023년3월), 원자력 규제협력 MOU를 체결(2023년9월)하는 한편,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에 합의(2024년4월)하는 등 모든 부처가 힘을 모았다.

◆향후 추진계획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으로 원전수출의 9부 능선을 넘었지만, 한수원과 발주사 간 계약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돼야 내년 3월경 최종계약에 이를 수 있다. 원전수출의 결실을 맺을수 있도록 민관은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우선 계약협상 등 후속조치를 철저히 이행한다. 한수원을 중심으로 '협상전담 TF'를 구성해 계약 협상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정부도 민간과 보조를 맞춰 지원을 한층 강화한다. 이를 위해 산업부는 장관 주재 '원전수출전략추진위원회'를 조속히 개최해 후속조치 추진방안을 점검할 방침이다.

또 이번 성과가 제3, 제4의 원전 수출로 이어져 우리 원전산업이 글로벌 선도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원전수출 전략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수출 유망국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국가별 맞춤형 수주 마케팅을 추진한다. 신규원전 수주와 더불어 원전설비 수출을 병행해 종합 원전수출 강국으로 도약을 추진한다.

특히 2050 원전산업 로드맵을 수립하고, '원전산업 지원 특별법' 제정을 추진해 원전수출 장기비전을 제시하고 관련 지원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원전분야 협력은 100년 이상의 협력이 필요한 장기 프로젝트로서 원전사업을 매개체로 체코와 협력의 폭과 깊이를 대폭 확대한다"며 ":2025년 한-체코 수교 35주년을 맞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심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 체결, 과학기술·산업·에너지 공동 R&D 확대, 직항로 증편 등 인적교류 활성화, 원자력 인력양성 등 유망 협력사업들을 적극 발굴·추진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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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박병립 기자입니다. 정부 정책 분야 기사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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