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나도 급발진 불안…시청역 사고에 페달 블랙박스 '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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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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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달 블랙박스 주문량 급증
"결백 입증할 중요 증거될 수도"


서울시청 인근 역주행 돌진 사고 이후 '페달 블랙박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차량 결함에 따른 급발진 여부를 규명할 수 있는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일 오후 9시 27분께 서울 중구 시청역 교차로에서 차량이 인도로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로 인한 파편들이 흩어져 있는 모습. /박헌우 기자


서울시청 인근 역주행 돌진 사고 이후 '페달 블랙박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차량 결함에 따른 급발진 여부를 규명할 수 있는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1일 주요 자동차용품 판매 사이트에는 페달 블랙박스 제품이 최다 판매 품목으로 올라와 있다. 판매자들은 '급발진 대비' 문구를 내걸고 홍보하고 있었다.

특히 시청역 사고 운전자가 경찰에서 급발진을 주장한 이후 페달 블랙박스 실제 주문량은 급증했다. F 자동차용품 판매사 관계자는 "최근 발생한 시청역 사고 이후 페달 블랙박스가 포함된 '3채널' 제품 판매량이 확 늘었고 문의량도 증가했다"고 전했다.

자동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급발진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구매하려고 한다'는 내용의 글이 많다.

'기존 블랙박스에 페달 블랙박스만 추가할 수 있는지', '직접 시공이 가능한지' 등 질문도 이어졌다. '최근 급발진 의심 사고를 많이 접하게 돼 불안감에 설치했다'는 내용의 사용 후기도 주를 이뤘다.

서울 서초구의 한 블랙박스 전문 판매업체는 "페달 블랙박스 자체가 나온지 그리 오래되지 않아 아는 분들이 많지 않았는데 이번 사건 때문에 구매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며 "기존에는 일반 블랙박스 구매량이 압도적이었지만 이번 계기로 찾는 손님이 더 늘어날 것 같다"고 내다봤다.

10일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올해 5월까지 약 15년간 급발진 의심 차량 신고 건수는 총 793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차량 결함에 의한 급발진으로 확인된 것은 단 한 건도 없다./한국교통안전공단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밟고도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착각하는 영상도 공개되면서 페달 블랙박스는 더 주목받는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공개한 페달 오용 사고 영상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2일 서울 용산구에서 담벼락을 들이받은 택시기사 A(65) 씨는 급발진을 주장했지만 페달 블랙박스 분석 결과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 페달을 밟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급발진 발생 시 운전자가 차량 결함을 직접 밝혀야 하기 때문에 페달 블랙박스는 운전자 입장에서 결백을 입증할 중요 증거로 사용될 수 있다"며 "시청역 사고의도 페달 블랙박스가 있었다면 빠르게 원인 규명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급발진이 아닌데 실수로 급발진을 주장하는 경우도 많아서 제조사 입장에서도 페달 블랙박스 영상은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정부에서 올바른 제품 인증 기준을 만든 후 제조사에 장착을 권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토교통부는 현재 국내외 자동차 제조사에 차량 출고 시 페달 블랙박스 설치를 권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관련 입법도 추진 중이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자동차 판매자가 차종 등에 따라 페달 블랙박스를 의무적으로 다는 내용을 담은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다만 제조사들은 페달 블랙박스 설치 시 설계 변경이 어렵고 사고기록장치(EDR) 등 다른 방법으로 사고 원인을 분석할 수 있다는 등 이유로 부정적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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