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임(任)→지시(指示)'…임태희 교육감, 선거캠프 인사 외압 정황 문건 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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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0. 오전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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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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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교육연구원 전 원장 A 씨 자필 메모
관사 면담 당시 지시사항 적은 것 '추정'
대통령실 관계자 임 교육감 통화 정황도


경기도교육청 신청사 전경./경기도교육청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산하기관장 임용 예정자를 관사로 불러 자신의 선거캠프 회계 책임자를 채용할 것을 직접 지시했다는 의혹(<더팩트> 6월 24일, [단독]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캠프 인사 산하기관에 채용 지시 '의혹' 등)과 관련, 이를 뒷받침하는 문건이 추가로 나왔다.

이 문건에는 임 교육감의 지시사항으로 추정되는 내용이 고스란히 기록돼 있다. 문건은 당시 임용 예정자가 임 교육감과의 면담 과정에서 직접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더팩트>가 사진 파일로 입수한 '(재)경기도교육연구원 직원 현황'이라는 제목의 보고서 형태의 문건은 A4 용지 11페이지 분량이다.

보고서에는 임 교육감과 A 전 연구원장과의 면담 과정에서 논의됐던 사항을 추정할 수 있는 메모들이 적혀 있었다.

면담은 A 전 원장이 채용되기 직전인 지난 2022년 8월 21일 임 교육감의 관사에서 이뤄졌다고 한다. 첫 페이지 우측에는 이런 내용과 참석자인 임 교육감 부부와 도교육청 간부 B 씨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문건 내 조직도의 '이사장' 직제 옆에는 '오(吳) 23년(年) 1월(月) 예정(豫定)'이라는 한자가 눈에 띄었는데, 이듬해인 2023년 1월 4일 연구원 8대 이사장으로 취임한 오해석 전 청와대 대통령실 IT(정보기술) 특보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임 교육감이 이미 5개월여 전 오 이사장에 대한 인사 구상을 내비쳤다는 얘기로, 문건의 신빙성을 뒷받침한다.

특히 조직도상 '경영기획부' 옆에는 '이(李) OO'이라는 실명과 함께 '10월(月) 채용(採用) 예정(豫定) 임(任)→지시(指示)'라는 메모가 또렷하게 남아 있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2022년 8월 자신의 관사에서 경기도교육연구원장 채용 예정자 등과 면담 과정에서 논의된 것으로 전해진 문건./


임 교육감은 이 과정에서 A 전 원장에게 '이 씨를 보낼테니 채용해서 잘 쓰시라'는 취지의 주문도 했다는 전언이다.

이 씨는 2022년 6월 도교육감 선거 때 임 교육감 캠프의 회계를 맡았던 책임자다.

전문학사인 그는 같은 해 8월 31일부터 진행된 공모에서 13명과 경쟁하면서 석·박사, 정부 산하 공공기관 간부 등을 모두 제치고 서류평가부터 1등을 해 10월 채용됐다.

임 교육감은 이 씨가 채용 절차를 밟는 동안 서류·면접 결과를 A 전 원장으로부터 수시로 보고받기도 했다. 교육감이 문자 메시지를 통해 산하기관의 간부급 채용을 직접 챙긴 것은 극히 이례적이란 말이 나온다.

이 씨는 임 교육감의 정치적 터전이었던 성남 분당의 한 사립학교에서 행정실장을 30년 넘게 하다 교육감선거 과정에서 임 교육감 선거캠프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문건의 오른쪽 하단에는 그날 용산 대통령실에 임명된 한 고위직이 임 교육감에게 전화, 감사의 인사를 전한 상황도 적혀 있었다.

이 문건 등과 관련해 면담에 참석했던 도교육청 간부 B 씨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당시 면담이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했으나 구체적인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임 교육감은 "어디서 들은 이야기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일축해 왔다.

A 전 원장은 문건의 메모 경위 등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은 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현재 교육연구원장직을 그만둔 상태다.

경기도교육연구원은 1962년 도교육청 산하 경기도교육연구소로 설립됐다. 2013년 9월 재단법인 형태로 독립했다. 도교육청은 지난해 연구원에 출연금 53억여 원을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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