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 4.4%…롯데건설 '30%' 비결은 신동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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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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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합계출산율 0.72명
업계 "조직 문화 조성 중요"


롯데건설의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이 30%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건설업계 평균 사용률인 4.4% 대비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더팩트 DB


저출생 문제 극복 방안으로 남성 육아휴직 사용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건설업계 사용률은 4.4%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6.8%) 평균보다도 2.4%p나 낮은 수치다. 건설업 특성이 반영됐다는 것이 건설업계의 중론이다. 이 가운데 롯데건설이 주목받고 있다.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이 30.0%에 달해서다. 저출생 문제를 바라보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롯데건설 측 설명이다.

통계청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2 육아휴직 통계 결과'에 따르면 건설업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은 4.4%에 그쳤다. 이는 도매·소매업(5.6%)과 제조업(5.5%) 등 전체 13개 업종 중 가장 낮다. 유독 건설업에서 사용률이 저조한 이유로는 업종의 특성이 꼽힌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업 특성상 공기가 한정돼 있어 근무가 연속되다 보니 남성이 육아휴직을 사용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 건설업계서 독보적인 롯데건설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2명이다. 통계 작성이 시작된 지난 2009년 이후 역대 최저치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한다.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1명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황이다. 특히 현재 6.8%에 그치는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을 50%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건설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이 30%를 기록해 주목받고 있다. '2023 롯데건설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육아휴직권을 가진 남성 근로자 수는 1115명이다. 실제 육아휴직권을 사용한 남성 근로자 수는 335명(30%)으로 집계됐다.

건설업계의 평균 대비 롯데건설의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이 압도적으로 높은 배경은 저출생 문제 극복에 대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지난 2017년 대기업 최초로 전 계열사에 '남성 육아휴직 의무화 제도'를 도입했다. 롯데 남성 직원들은 배우자 출산 시 최소 1개월 이상 의무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해야 한다.

여성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남성 근로자도 법적으로 육아휴직이 보장돼 있음에도 사회적 인식이 부족한 탓에 이 제도를 마음껏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해 해당 제도를 실행했다. 당시 롯데그룹 관계자는 "저출생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기 위해 롯데는 여성 인재에 이어 남성 인재들의 육아휴직 의무화를 실시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3월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일·생활 균형 정책 세미나'에서 롯데그룹을 우수기업 사례로 소개하기도 했다.

롯데그룹은 지난 2017년 남성 육아휴직 의무화 제도를 도입했다. 사진은 서울 한 병원 신생아실로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뉴시스


◆ 남성 육아휴직 사용 "사회 전반의 인식 동반돼야"

이에 대해 롯데건설 관계자는 "롯데는 출산 시 축하금과 기저귀, 분유 등 출산격려물품을 지급하고 있다. 또 임신·출산 산후기 치료 관련 실손 보험도 지원하고 셋째 출산 시에는 카니발 차량을 2년간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우자 출산휴가와 난임 치료휴가 등 모성보호 제도도 운영하고 있고, 직장 내 어린이집 운영은 물론 초·중·고·대학교 학비까지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3월 민주노동연구원의 '남성 노동자의 육아휴직 사용 격차와 차별' 보고서에 따르면 남성이 육아휴직을 쓰지 못하는 이유로 '인사고과·승진 불이익'(85.1%)이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소득 감소'(80.6%)로 나타났다. 여전히 사업장 인식과 인사평가 불이익이 실제 남성 근로자들의 육아휴직 사용률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정경윤 민주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남성 근로자가 육아휴직을 사용하기 어려운 이유는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함께 육아휴직 사용을 이유로 승진, 구조조정 등에서 차별을 경험했기 때문"이라며 "남성의 육아휴직 권리는 성평등, 여성의 일할 권리, 차별 없는 돌봄 권리 등과 모두 연결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건설업계 관계자는 "회사 전반적으로 육아휴직을 받아들일 수 있는 문화가 조성되고 기반이 깔려야 건설업에서도 남성 육아휴직 사용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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