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세제 지원 공개에 금융주 '들썩', 증권주는 '소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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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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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주, 동반 상승했다가 하루 만에 하락 전환
증권가 "2분기 호실적 발표 관건"


지난 5일 KRX 증권 지수는 전날보다 0.30% 내린 758.81에 거래를 마쳤다. /더팩트 DB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방안에서 핵심 사안으로 꼽힌 세제 지원 부분이 발표됐다. 대표적인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로 꼽힌 금융지주, 은행, 보험, 카드 등 금융 관련주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즉각 반응했으나 증권주만 홀로 하루 만에 뒷걸음질 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KRX 증권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30%(2.25포인트) 내린 758.81에 장을 마감했다. KRX 증권은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국내 증시에 상장된 11개 증권사의 주가 추이를 추종하는 지수다.

증권주의 이날 하락 마감은 같은 날 KRX 300 금융(1.31%) KRX 은행(1.37%) KRX 보험(0.98%) 등이 모두 상승 마감한 것과 대조적인 결과다. KRX 금융 관련 지수들은 지난 3일 기획재정부가 기업의 법인세 세액 공제 등의 혜택이 담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한 후 투자자들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강세를 보였다.

증권주도 3일과 4일 장에서 각각 2.15%, 3.28% 오르면서 금융주의 상승세에 편승했으나 5일 장에서 홀로 하락 마감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종목별로는 △미래에셋증권(-2.06%) △NH투자증권(-0.54%) △한국금융지주(-0.14%) △대신증권(-0.64%) △한화투자증권(-2.45%) △유안타증권(-0.34%) △유진투자증권(-1.25%) 등이 내렸고, △삼성증권(0.59%) △키움증권(1.25%) △SK증권(0.18%)이 올랐다.

증권주가 금융주와 함께 상승 흐름을 이어가지 못한 배경으로는 단기 급등에 따라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하면서 주춤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투자자들이 매도·매수 의사를 결정할 때 금융주는 주주환원에 주목하는 반면, 증권주는 실적 등 펀더멘탈(기초체력)을 중시하는 경향이 짙은 점도 상승 기조에서 홀로 하락한 원인으로 꼽힌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증권사들은 올해 1분기보다 주식 거래대금이 2%가량 감소한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밸류업 기조에 따라 대표적인 '저PBR주'로 주목받은 금융지주, 은행, 보험, 카드 등 금융 관련주의 주가가 오르는 와중에 다소 보수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증권주도 상승 기조를 함께할지 관심이 쏠리고 다. /더팩트 DB


또한 올해 신용평가사들의 증권사에 대한 평가도 투자 심리 위축에 영향을 미친다는 해석도 나온다. 신용평가사들은 지난해부터 국내 리스크로 주목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 등에 따른 충당금에 대한 잠재적 손실 전망이 남아 있는 점을 고려해 올해 증권사들의 신용도를 낮추거나 보수적인 접근을 유지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은행이나 금융지주 등 주주환원을 통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적극 동참할 여지가 큰 곳은 밸류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긍정 반응 정도에 따라 주주환원책을 늘리면 늘릴수록 주가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증권사의 경우, 수익에서 거래 대금에 대한 비중이 크고 일회성 충당금 리스크를 여전히 떠안고 있어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펼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인식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증권사주도 2분기 증권사들이 호실적을 거둔다면 다시 상승 기류에 올라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적이 개선되면 기업가치 제고 계획 발표나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확대도 기대할 수 있어서다. 2분기 주가가 크게 오를 이벤트가 발생하진 않았으나, 7월 들어 코스피가 5일 연중 최고가(2862.23)를 기록하는 등 영업환경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향후 상승 전망에 힘을 싣는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 거래대금이 전 분기 대비 2.3% 감소에 그치는 등 생각보다 2분기 업황이 상당히 양호했다. 국내외 주식시장 호조에 힘입어 유동성 이탈이 제한적이었고, 특히 해외주식 거래 증가가 양호한 브로커리지 손익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부동산 PF 손실 및 충당금 적립에도 불구하고 자본 증가에 따라 높아진 이익 체력과 우호적인 영업환경 덕분에 어닝 서프라이즈도 예상된다. 고액 자산가 중심의 자산관리(WM) 영업력 강화, 금리 하락 및 시장 상승을 토대로 한 채권 및 주식 평가 수익 등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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