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론 안 따르려면 나가!"…'내란의 강'에 찢어진 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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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5.01.08. 오후 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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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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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김건희 특검법에서 與 이탈표 발생하자 친윤계 '격앙'
권성동 "김상욱, 당론 함께 하기 어려우면 탈당 권유"
김상욱 "탈당 요구 받는다면 일종의 마녀사냥이고 매카시즘"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여당 내 친윤(親윤석열)계 의원들이 당내 친한(親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에게 탈당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쌍특검법(내란특검·김건희 여사 특검)에 찬성하는 게 사실상 '해당 행위'라는 이유에서다. 당 지도부로부터 공개적인 탈당 요구를 받은 김상욱 의원이 "마녀 사냥"이라고 반발하는 가운데, '12·3 비상계엄' 후 여당 내홍이 점차 심화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1월8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란 특검 이탈표에 권성동 "강한 유감"

8일 본회의에서 재표결에 붙여진 쌍특검법은 재적의원 수 찬성표가 재적의원 수 3분의 2를 넘기지 못하면서 부결됐다. 다만 각 특검법안별로 4~6표의 이탈표가 나왔다. 이날 재표결에서 범야권 의원 192명이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고 가정할 때, 국민의힘에서 각각 6표(내란특검법)와 4표(김건희특검법)의 이탈표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개표 결과가 알려지자 여당 지도부는 격앙된 반응을 내놨다. 일부 의원들이 단일대오를 깨고, 야당의 폭거에 힘을 실었다는 주장이다. 특히 개표 전 당내 소장파 의원들을 별도로 찾아가 '반대표'를 던질 것을 요구했던 권성동 원내대표는, 개표 결과가 알려지자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에게 탈당을 요구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날 본회의에서 진행된 쌍특검법 재표결에서 당 내 일부 이탈표가 나온 것에 대해 "위헌적 요소가 있는 위헌적인 법률임이 틀림없고, 거기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고 설득했다"며 "당론에 따르지 않음에 강한 유감을 표현한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쌍특검 재표결에 앞서 김예지, 김상욱 의원 등을 찾아 가 '반대하지 않으면 탈당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보도가 나온 데 대해 "그게 아니라, '민주당은 당론을 정하면 단일대오를 형성하는데 우리 당은 당론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탈이 있어서 그런 점에 있어 민주당을 본받자', '동지로서 그런 의무감과 책임감을 갖자'는 식으로 의원들에 호소했다"고 답했다.

권 원내대표는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에 대한 징계 여부를 묻는 질문엔 "징계 여부는 원내대표가 결정할 사항이 아니고 당 지도부와 독립된 윤리위원회에서 결정한 문제"라면서도 "과연 같은 당을 할 수 있다고 보는지에 대해선 많은 의원들께서 굉장히 불만을 표시하고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권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공개적으로 찬성 의사를 밝히고 당론과는 별개의 목소리를 내오고 있는 김상욱 의원에 대해 "방송이나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서 당론에 반대되는 행위를 한 김상욱 의원에게 '당론과 함께하기 어려우면 같은 당을 함께할 수 없는 것 아닌가', '탈당을 진지하게 고민해보라'고 권유했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2024년 12월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전 국회 본청 앞에서 ‘탄핵 찬성’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에게 목도리를 둘러주고 있다. ⓒ김상욱 의원실 제공


김상욱 "탈당 안해…마녀사냥이고 매카시즘"

초선으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공개 찬성하며 당 주류와 충돌해 온 김 의원은 전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나와 "안정적인 법적 근거를 가지고 수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내란 특검법이 빨리 통과돼야 한다"며 당론과 관계없이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체포영장 집행을 거부한 윤 대통령을 향해선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자신을 겨냥한 당 지도부의 공세를 '마녀사냥'이라 맞받으며, 탈당 의사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을 비판하고, '내란 특검' 등에 찬성하는 것은 해당 행위가 아닌 '보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행동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권 원내대표가) 탈당하라는 이야기를 하신 것이 대외적으로 알려지는 것이 제 입장에서는 많이 부끄럽고 송구하고 참 난감하다"며 "입장을 말씀드리자면 옳지는 않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저는 우리 당이 지향하는 가치에 가장 맞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 수가 적다고 해서 해당행위로 몰려서 탈당 요구까지 받는다면 이것은 일종의 마녀사냥이고 일종의 매카시즘이라는 생각도 든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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