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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님이 유튜브로 보고 계신다" 고무된 분위기…더 커진 충돌 우려
여권 내에서도 "당혹감"에 손절 기류…강제 수사 앞 조급함 방증 분석도
윤석열 대통령이 새해 첫날 관저 앞에서 탄핵 반대 집회 중인 지지자들을 향해 "여러분과 함께 끝까지 싸울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수사와 탄핵 심판 모두 속도가 붙자 지지층을 더욱 결집시키기 위한 의도로, 윤 대통령의 위기감과 조급함이 커졌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오후 서울 한남동 관저 앞 지지자들에게 A4 종이에 인쇄된 편지 형식의 글을 배포했다. 글 하단부에는 윤 대통령의 서명도 담겼다.
윤 대통령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애국시민 여러분"이라며 글을 시작했다.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여러 차례에 걸친 대국민 담화에서 "국민 여러분"이었던 메시지 주체는 "애국시민"으로 바뀌었다. 이어 "저는 실시간 생중계 유튜브를 통해 여러분께서 애쓰는 모습을 보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관저 앞 시위는 주로 복수의 극우 유튜브 채널을 통해 24시간 생중계가 이뤄지고 있다. 자신을 수호하는 집회 중인 지지자들을 특정해, 이들의 결집도와 충성도를 더욱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당시부터 야당을 지목해 꾸준히 사용해 온 "반국가세력" 표현은 물론, "주권침탈세력"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이들로 인해 "지금 대한민국이 위험하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다. 국가나 당이 주인이 아니라 국민 한 분 한 분이 주인인 자유민주주의는 반드시 승리한다. 우리 더 힘을 냅시다"라고 당부했다. "당이 주인이 아니라"는 윤 대통령의 표현을 두고는 현재 여당인 국민의힘을 향한 불만을 내심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법원이 윤 대통령 체포·수색 영장을 발부하면서 대통령실에 대한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강제수사가 임박하자 지지자들에게 흔들림 없이 맞서 싸워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경호처가 더 이상 체포를 막을 법적 근거를 상실하자 지지자들에게 자신을 "지켜 달라"는 시그널을 보낸 셈이다. 이는 박근혜 등 법원의 영장 발부에 즉각 응하며 지지자들을 향해 자제를 당부한 전직 대통령들과도 극명히 대조되는 모습이다.
수사와 더불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부총리의 헌법재판관 2명 임명으로 탄핵 심판에도 본격 속도가 붙자 이에 대한 조급함을 드러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공수처·경찰과 지지자들 간의 물리적 충돌 우려가 날로 커지던 상황에 대통령이 되레 기름을 붓고 국론 분열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실제 윤 대통령의 편지가 배포된 후 관저 앞 집회 분위기는 한층 고무됐다. 집회 현장 진행자가 "윤 대통령이 이 현장을 보고 계신다고 한다"고 외쳤고 지지자들은 일제히 박수와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대통령께서 보고 계신다"고 열광했고 "죽고자 하는 마음으로 임하자"며 투쟁 의지를 드러냈다. 이 장면 역시 여러 보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 중계됐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갑작스런 메시지를 두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당 지도부는 말을 아꼈지만 대통령을 향해 우회적으로 자제를 당부하고 나섰다. 당 일각에선 "부끄럽다" "비겁하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윤 대통령을 감싸온 친윤(親윤석열)계 사이에서도 윤 대통령을 "손절"하고 서둘러 조기 대선 모드로 넘어가야 한다는 기류가 커지고 있다.
야권에선 윤 대통령을 향한 맹폭이 쏟아졌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내란도 모자라 지지자들에게 극단적 충돌을 선동하는 내란수괴를 속히 체포해야 한다"며 "그것만이 윤석열의 망상과 광기를 멈춰 세울 길"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당 대표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윤 대통령이) 유튜브로 아직 세상을 보고 있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즉각 하야를 촉구했다. 윤재관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새해 첫날부터 반성 대신 분열과 선동을 자행했다. 반사회적 인격장애자의 막장이 참으로 경악스럽다"며 "내란도 모자라 내전을 획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이 지지자들을 직접 독려하면서까지 막판 저항에 나선 데에는 일단 체포가 되면 그 다음 구속영장 청구와 기소 수순을 막기 어렵다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그간 윤 대통령이 거듭 수사에 불응하는 태도를 보인 탓에 구속 영장도 발부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상태다. 윤 대통령과 변호인단은 계엄 직후 거듭 "끝까지 싸우겠다" "당당히 응하겠다"고 외치고 있지만, 관저 앞 물리적 충돌까지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수사 거부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