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민심은 '급냉'…'우클릭' 尹대통령, 지지율은 '우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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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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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20~30%선 박스권…국민 10명 중 6명 이상 부정 평가
'광복 사관' '반국가세력' 논란에 60대 이상 보수층도 이탈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8월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국정운영에 대해 많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담긴 것이라고 생각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총선 패배 원인에 대해 "총선은 정부에 대한 그간의 국정운영 평가가 가장 중요하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이어 "더욱 소통하는 정부, 민생에 관해서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정부"로 탈바꿈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로부터 100여일, 윤 대통령의 공언에도 정부의 국정 기조의 큰 변화는 포착되지 않고 있다. 되레 정부 주요 인사들의 '극우 사관' 논란 등이 촉발되면서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연이어 발표됐다. 덩달아 여당 지지율까지 내려앉으면서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의 '레임덕'(권력 누수 현상)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19일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2~16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009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2%포인트)한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30.7%로 집계됐다. 이는 일주일 전 조사보다 2.9% 포인트(p) 하락한 수치다. 국정 수행 부정 평가는 일주일 전보다 3.2%p 오른 65.4%로 나타났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을 둘러싼 '뉴라이트 논란'과 '건국절 논란' 등이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리얼미터는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인선 공방 등 광복 사관 대립에 따른 국정 불안정 요인에 지지율이 반응했다"고 분석했다.

정치권 일각에는 '역사관' 논란에 불이 붙으면 보수 지지층이 결집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이념 성향별 조사에 따르면, 중도층(3.7%p↓), 보수층(2.3%p↓)에서 지지율은 되레 하락했다. 보수 핵심 지지층으로 분류되는 60대 연령 유권자의 긍정 지지율도 11.1%p 급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통령의 인기가 식으면서 여당 지지율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 14·16일 양일간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5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정당 지지도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에서는 국민의힘이 31.0%, 더불어민주당이 42.2%를 기록했다. 일주일 전 조사와 비교해 국민의힘은 6.8%p 하락했고, 민주당은 5.4%p 상승했다. 리얼미터 조사 기준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오차범위 밖으로 앞선 것은 지난 5월 2주차(국민의힘 32.9%, 민주당 40.6%) 이후 약 3개월 만에 처음이다.

22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포착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9~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NBS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잘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27%였다. 이는 2주 전 조사와 비교해 2%p 떨어진 수치다. '잘못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3%p 오른 63%였다.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1%, 더불어민주당 29%, 조국혁신당 9%, 개혁신당 2%, 진보당 1%, '지지 정당 없음·모름·무응답' 26%였다. 2주 전과 비교해 국민의힘은 1%p 하락했고, 민주당은 5%p가 올랐다.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한 원인으로는 민주당 전당대회의 '컨벤션 효과'(정치 이벤트 후 일시적으로 지지율 상승하는 현상)가 꼽힌다. 다만 총선 이후 윤 대통령이 '국정 전환'을 약속했음에도 '극우 사관' 논란 등 민생과 무관한 부정 이슈가 발생한 게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도 있다. 전문가들은 대통령 지지율이 20%대에 머물 시 '레임덕'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대통령 지지율이 45% 이상이면 대통령의 국정 동력이 살아있는 지점이다. 30%대로 긍정 지지율이 내려가면 위태롭게 되고 25% 미만으로 내려가면 국정 동력은 상실되고 마비된다"며 "낮은 지지율로 대통령의 국정과제를 순탄하게 추진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지지율을 더 끌어올려야 국정운영의 동력을 살리고 대통령선거 후보 당시의 공약을 이행할 정치적 기회가 주어진다"고 강조했다.

리얼미터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 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2.8%였다. 정당 지지도 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2.7%였다. NBS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 방식으로 이뤄졌고, 응답률은 15.7%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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