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궁에 빠진 '복날 살충제' 사건…원인은 '오리고기' 아닌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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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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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발생한 지역 주민 1명 병원 추가 이송
피해자들, 식사 전 '그라운드 골프' 함께 쳐…갈등 정황은 없어


경북경찰청 감식반이 7월17일 경북 봉화군 봉화읍 내성4리 경로당을 찾아 감식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봉화에서 발생한 일명 '복날 살충제 사건'에 대한 수사가 나흘째 이어지는 가운데 경찰이 사건 당시 피해자들이 식사 전 단체로 그라운드 골프를 친 정황을 확인했다.

18일 경북경찰청 전담수사팀 등에 따르면, 사건 당일인 15일 오전 6시40분쯤 피해자 4명을 포함한 일행 10여 명은 봉화군에 위치한 한 그라운드 골프장을 방문해 경기에 참여했다. '그라운드 골프'란 골프와 게이트볼의 장점이 더해진 시니어 스포츠의 일종이다.

다만 해당 경기 중 주민들 간 말싸움과 같은 갈등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북청 관계자는 "당시 그라운드 골프를 친 주민들은 사건 발생 장소인 내성4리 뿐만 아니라 다른 마을 주민들도 섞여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경찰은 봉화군 관제센터를 통해 그라운드 골프장 주변 CCTV 영상을 확보하고 관할 체육회를 통해 그라운드 골프 협회원 명단을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피해 주민 4명이 그라운드 골프를 친 후 각자 귀가했고, 모 식당에서 식사를 한 후 경로당을 찾아 커피를 마셨다는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특히 경찰은 주민들이 함께 먹었던 오리고기보단, 식사 후 함께 마신 커피에 살충제 성분이 들어가 있었을 가능성에 주시하고 있다. 당시 피해자들은 5명씩 식탁에 앉아 오리고기를 나눠먹었는데, 이들 중 1명에겐 중독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경북청 관계자는 "현재로선 커피를 마신 4명에게 농약 중독 증세가 나타난만큼 누군가 고의로 커피에 독극물을 넣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한에 의한 범행설 등 범행 동기에 대해서도 폭넓은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 경찰은 "원한관계에 의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단정지을 순 없다"면서도 "가능성을 열고 여러가지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날 앞서 확인된 피해자 4명 외에도 1명의 피해 의심 환자가 추가돼 경찰 수사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일각의 분석이 나온다. 이날 병원으로 옮겨진 환자는 내성4리 경로당 인근에 거주하는 여성 A(85)씨로, 앞선 피해자 4명과 함께 식사하고 경로당에도 방문했던 인물이다. 호흡 마비, 침 흘림, 근육 경직 등 앞선 피해자들과 유사한 증상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찰은 A씨가 고령인만큼, 그가 앞선 피해 주민들처럼 살충제 성분 섭취로 인해 병원에 이송된 것인지 여부를 가리기 위한 추가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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