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도 부정적"…목표가 최대 30%↓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가 최고조에 달했다고 평가하면서 목표주가를 줄하향 하고 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장대규)는 이날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9일 김 위원장을 소환 조사한 지 8일 만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시세 조종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SM엔터테인먼트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올리기 위해 2400억원을 동원해 시세를 조종했다는 의혹이다.
같은 혐의로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지난해 11월 구속 기소됐으며, 올해 3월 보석으로 풀려나 재판을 받는 중이다. 김 위원장 측은 "어떠한 불법적 행위도 지시‧용인한 바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주가조작 혐의는 카카오를 둘러싼 최악의 '사법 리스크'로 평가 받는다. 현행법상 주가조작 혐의에서 벌금형 이상을 처벌받으면 카카오는 '알짜 자회사'로 꼽히는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지위를 잃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김 의장이 구속된다면 컨트롤타워가 사라져 그룹 차원의 쇄신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카카오에 대한 증권가 전망은 밝지 않다.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발표된 23개 증권사의 카카오 관련 리포트에서 17개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나머지 6곳도 목표가를 올리진 않았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한 7월 이후부터는 15개 리포트 모두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내렸다.
가장 많이 내린 곳은 다올투자증권으로, 기존 7만원에서 5만1000원으로 27% 내렸다. 한국투자증권도 6만8000원에서 5만원으로 26% 내렸다. 평균치는 6만957원이다.
증권가는 카카오의 2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2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며 "전반적인 콘텐츠 사업들의 성과가 예상보다 부진하고 라이브게임의 매출도 하향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경쟁사의 강도 높은 마케팅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적인 비용 증가도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도 "별도 이익의 성장이 쉽지 않아진 상황에서 주요 자회사들의 이익 회복도 더딘 모습을 보여, 기존에 예상했던 카카오의 이익 성장 시기는 다소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현 주가는 낮아진 성장 기대감 탓에 정체되어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카카오 주가는 이날 김 의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소식에 장중 한 때 0.85% 내린 4만550원까지 하락했지만, 오후 들어 상승세를 회복해 0.73% 오른 4만1200원에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