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것만 남긴다…카드 혜택 다이어트 나선 카드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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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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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되는 고객 잡자…프리미엄·PLCC 혜택은 강화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기준 신용카드사 8곳(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카드)의 무이자할부 혜택은 최대 5개월로 집계됐다. ⓒ픽사베이


카드사들이 제공하는 혜택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그간 알차게 제공하던 혜택을 줄이고 돈이 되는 혜택에 선택과 집중을 하는 전략이다. 덕분에 수익성이 개선된 부분도 있지만 일반 소비자들 입장에선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기준 신용카드사 8곳(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카드)의 무이자할부 혜택은 최대 5개월로 집계됐다. 현대카드와 하나카드가 최대 3개월의 무이자할부를 제공하고, 나머지 카드사들은 최대 5개월의 무이자를 제공한다.

이는 PG(전자결제대행사)를 통하는 온라인 결제에만 해당하는 혜택이다. 카드사별로 업종에 따라 제공하는 할부 개월 수는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실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무이자할부 혜택은 더 적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일례로 우리카드의 경우 온라인쇼핑과 항공·여행을 제외한 업종에 대해선 최대 4개월의 무이자할부만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22년 말까지만 해도 카드사들이 최대 12개월 무이자할부까지 제공하던 점을 감안하면 혜택이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이와 함께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던 '알짜카드'들도 단종되는 추세다. 지난해 카드사들이 단종한 신용·체크카드는 458종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2년(116종)에 비해 4배 가량 늘었다.

카드사들이 각종 혜택을 줄이는 데엔 본업인 신용판매 사업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이자비용이 늘었다. 여기에 가맹점 수수료는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본업에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카드사 전체 수익에서 가맹점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30.54%에서 지난해 23.2%로 떨어졌다. 카드사들은 비카드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본업의 악화를 메우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각종 혜택을 축소해 비용을 줄이기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이 같은 전략은 수치로도 나타나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8개 신용카드사가 벌어들인 할부 수수료 수익은 850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7581억원)보다 10.9% 증가한 규모다. 개별 카드사들의 할부 수수료 수익 역시 모두 늘어났다. 무이자할부 혜택 축소로 유이자할부 결제가 많아지면서 할부 수수료 수익이 성장했다는 분석이다.

신용카드사 8곳의 지난 1분기 연회비 수익은 349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5%(332억원) 가량 증가했다. ⓒ챗GPT


돈 되는 프리미엄·PLCC에 혜택 '몰방'

카드사들은 이렇게 줄인 혜택을 수익성이 높은 카드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간 무이자할부나 각종 혜택에 대한 비용은 일종의 마케팅 차원에서 카드사들이 감당해왔지만, 업황이 악화된 상황에선 투입한 비용이 수익으로 이어질 필요가 있다는 구상이다.

프리미엄 카드의 라인업과 혜택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연회비가 20만원에서 수백만원을 넘기도 하는 프리미엄 카드의 경우 기본적으로 연회비 수익을 노릴 수 있어서다. 실제 신용카드사 8곳의 지난 1분기 연회비 수익은 349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5%(332억원) 가량 증가했다.

고객의 차이도 있다. 프리미엄 카드 고객은 우량 고객으로, 충성도가 높고 소비 금액이 큰 데 비해 연체율은 낮아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여겨진다. 여러 카드에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기보다 한 가지 카드라도 혜택을 집중해 확실한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동시에 일반 고객은 특화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로 잡아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카드사들은 최근 다양한 기업과의 제휴를 통한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PLCC는 수익과 비용을 제휴사와 카드사가 분담하는 구조기 때문에 카드사 입장에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그러면서 제휴 서비스 관련 혜택은 강화함에 따라 유명 브랜드의 충성도 높은 고객들을 카드사의 고객으로 만들 수 있는 셈이다.

다만 그간 제공하던 혜택을 잘 이용하던 소비자들 입장에선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무이자할부나 혜택은 기본적으로 카드사가 비용을 들여 제공하는 부가서비스기 때문에 비용 절감을 위해 혜택을 줄일 수 있다"며 "지출이 큰 시즌에 맞춰 회사별로 혜택을 소폭 확대하긴 하지만 비용을 효율화하는 전체적인 기조는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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