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인터뷰] "오로지 절 떨어뜨리기 위해 6개월 전 문자 공개, 대단히 부적절"

입력
기사원문
변문우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댓글팀 운영? 전혀 사실 아니다…'아니면 말고'식 마타도어 공격 대응할 가치조차 없어"
"元, 네거티브 안 한다더니 하루 만에 다시 네거티브…이해할 수 없는 구태 정치"
"총선 백서가 누굴 낙선시키는 용도로 쓰여도 되나…정치적 악용 의도 있어"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0일 부산 해운대구에서 진행된 전당대회 합동연설회 직후 인근 KNN타워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최준필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10일 이른바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 및 총선 비례대표 사천(私薦) 의혹 등 상대 후보들의 공세에 대해 "이런 구태정치가 이제는 정말 사라져야 한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6개월 전의 문자를 선거를 앞두고 공개하는 이유는 오로지 저를 낙선시키려는 의도 때문"이라면서 "이런 논란으로 인해 궁극적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볼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이다. 우리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이런 식의 정치는 그만둬야 한다"고 했다.

김 여사 문자의 진의에 대해서도 "그 당시 저는 여러 경로를 통해 여사께서 사과 의사가 없으셨다는 것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 상대 후보들을 향해서는 "지금 저를 공격하시는 분들이 그 당시에는 사과를 반대하셨던 분들 아닌가. 그때는 사과하면 안 된다고 하시고, 지금에 와서는 사과를 하지 않았다고 저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총선 백서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서는 "총선 백서라는 게 누구를 낙선시키기 위한 선거 용도로 쓰여도 되나"라면서 전당대회 직전 백서 발간에 대해 분명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출마 선언을 하면서 채해병 특검법과 관련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결과가 미진하면 그때 특검을 추진하겠다는 대통령·여당의 기존 입장과 달리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를 추천하는 형태의 국민의힘 자체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힌 이유에 대해서는 특검을 둘러싼 구도를 '특검에 대한 찬반'에서 '공정한 특검 대 불공정한 특검'으로 바꾸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한 후보와의 인터뷰는 이날 오후 권역별 두 번째 합동연설회로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 연설회 직후 인근 KNN타워의 한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이른바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이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휩쓰는 모습이다. 당사자로서 어떤 입장인가.

"이런 구태정치, 이제는 정말 사라져야 하는 것 아닌가. 문자가 오간 지 6개월이 이미 지났고 전당대회를 앞둔 지금 시점에서 새삼 문자가 공개되고 여러 후보들이 집중적으로 이 문제를 거론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다. 이런 논란으로 인해 궁극적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볼 사람은 우리 대통령이다. 우리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이런 식의 정치는 그만둬야 한다."

문자 공개에 의도가 있다고 보나.

"6개월 전의 문자를 선거를 앞두고 공개하는 이유는 오로지 저를 떨어뜨리기 위해서가 아닌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의도는 확실히 있다. 의도가 없을 수 없다. 명백하게 제가 당 대표가 되지 못하게 막으려는 시도다. 다른 이야기들은 '눈 가리고 아웅'이라고 본다."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보낸 문자에 담긴 진의는 어떻게 파악했던 건가. 김 여사가 다른 여권 관계자들에게 비슷한 문자를 보냈다는 언론 보도도 나오고 있는데.

"제가 그 당시 알고 있었던 상황을 하나하나 미주알고주알 말씀드리는 게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 다만 제가 어제 방송 토론회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그 당시 저는 여러 경로를 통해 여사께서 사과 의사가 없으셨다는 것을 파악하고 있었다."

당시 상황을 두고 경쟁 후보들의 공세가 거세다.

"제가 그 당시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이야기하고 대통령실을 통해 수차례 사과해야 한다는 뜻을 전달하던 상황, 이 때문에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까지 내몰렸던 사실은 국민 여러분이 다 알고 계시지 않나. 오히려 지금 저를 공격하시는 분들이 그 당시에는 사과를 반대하셨던 분들 아닌가. 그때는 사과하면 안 된다고 하시고, 지금에 와서는 사과를 하지 않았다고 저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데, 이 과정을 모두가 다 알고 계시기 때문에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서 현명하게 판단해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각에서는 후보가 법무부 장관 시절 '댓글팀'을 운영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 지금 여러 가지 대단히 많은 마타도어가 있다. '아니면 말고' 식의 공격은 민주당이 잘하는 것인데, 우리가 당내선거에서 서로한테 이렇게 해서 되겠나. 제가 하나하나 대응할 가치조차 없다고 생각한다."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0일 부산 해운대구에서 진행된 전당대회 합동연설회 직후 인근 KNN타워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최준필


전당대회가 비전 경쟁 대신 정쟁으로 얼룩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대체 이게 뭔가. 선거판을 이렇게까지 지저분하게 만들어도 되는지, 저는 이래놓고 어떻게 국민에게 우리가 당의 미래를 이야기한다고 할 수 있을지 정말 걱정이 된다. 저는 네거티브 한마디도 안 하고 있다. (원희룡 후보는) 네거티브 안 하겠다고 한 다음에 하루 만에 태세 전환을 했다. 그럼 본 모습은 무엇인가. 어제는 제 가족이 공천에 개입했다는 소문을 내고, 보도를 쭉 되게 하고, 그래서 제가 물어보니까 '없었던 일로 하자' 이랬다. 선관위가 무서워서. 사과도 안 하고 그런 다음에 또 네거티브를 들고 온다.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 이것이야말로 구태 정치다."

소모적 정쟁과 공방으로 얼룩지고 있는 지금 전대 모습이 지난 총선에서 패배한 모습과 닮아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언제나 중요한 건 민심이다.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민심은 남을 비방하고 짓밟는 것이 아니라 정책이나 비전을 제시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래서 저 또한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공격들에 대해 반응을 최소화하고 정책과 비전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저에 대한 음해와 공격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상대 후보들의 공격이 도를 넘었다고 보나.

"민심을 두려워하며 제가 인내하겠지만, 이렇게 민심과 동떨어진 정치, 본인의 정치적 이익만을 위해 남을 짓밟는 정치는 민심을 얻을 수 없고, 또다시 민심의 심판을 받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거짓말, 아니면 말고 식의 공격에 대해 지금이라도 사과하고 국민을 위한 정치, 좋은 정치를 함께 해나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총선 백서의 내용과 공개 시점을 두고도 후보 간 입장이 엇갈린다. 총선 백서 책임자인 조정훈 의원은 한 후보와의 면담 등을 요청했는데.

"제게 백서 관련 질문을 하거나 요청을 하시는 인사 상당수는 제 낙선을 원하시는 분들이다. 또 총선 백서 발간자의 일부는 최고위원에 출마했다. 총선 백서라는 게 누구를 낙선시키기 위한 선거 용도로 쓰여도 되나. 안 된다. 그런데 지금 그런 요청을 제게 계속 하고 계신다. 그리고 백서 공개 시점을 전대 후로 미룬다는 결정은 제가 아니라 황우여 비대위원장이 했던 것 아닌가. 맞지 않나. 그런데 왜 발간 시점을 제게 물어보나. 결국 정치적으로 악용을 하려는 거다. 그게 너무 명백하다."

기존의 정부 여당 입장과는 다르게 채해병 특검에 대한 전향적 입장이다. 이런 입장을 피력하는 이유는.

"지금 이 사안에 대해 국민께서 많은 의구심을 가지고 계시고, 여러 차례 실기했다는 평가도 하고 계신다. 현실적으로 저희는 108석 정당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저희가 보훈과 안보를 중시하는 보수 정당으로서 진실을 규명하는 데 소극적이라는 오해를 피하면서도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저는 봤다."

'한동훈 안'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동안 채해병 특검 문제는, 단순히 특검을 찬성하는 쪽과 특검을 반대하는 쪽이 대립하는 구도였다. (제 안이 제기된 이후) 이제는 이미 민주당이 특검을 정하는 무소불위의 '불공정한 특검'을 할 것이냐, 아니면 제3자인 대법원장이 특검을 정하는 '공정한 특검'을 할 것이냐의 구도로 바뀌었다. 그런 구도에서라면 후자가 너무 합리적이다. 만약 민주당이 공정한 특검을 받지 않는다면, 국민께서 민주당의 진짜 의도가 진실을 규명하는 게 아니라 정쟁을 하는 것임을 알게 되실 것으로 생각한다."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정치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