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고조' 윤석열-한동훈, 다시 만날 다리까지 불태우진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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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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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내부에선 "韓 당선 이후 고려해야"…여권 내 '지나친 정쟁 자제' 경고 목소리 커져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한동훈 후보가 4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자유총연맹 창립 제70주년 기념식에서 강석호 한국자유총연맹 총재의 기념사를 듣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 경쟁 과정에서 친윤(親윤석열)계와 친한(한동훈)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당 비대위원장 시절 한동훈 후보에게 보냈던 메시지가 공개된 데 이어 친윤계 일각에서는 한 후보의 '댓글팀 운영' '사천(私薦)'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 후보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당무개입'을 거론하며 윤 대통령과 그 주변을 정면 겨냥하기도 했다. 문자 논란 등에 대해선 첫 TV토론을 비롯한 여러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김 여사는 당시 사과하지 않겠다는 확실한 뜻이 있었다"면서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과 한 후보의 사이가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넜다는 평까지 나온다.

그러나 양측에선 '돌아올 다리까지 불살라선 안 된다'며 정쟁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우선 대통령실 내부에선 '한 후보의 당선될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그 이후도 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즉 윤 대통령과 한 후보 사이가 파국으로 치달아선 안 된다는 의미다. 대통령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친윤계 인사는 "채해병 특검법, 탄핵 등 국회에서 대통령실을 연일 겨냥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 후보가 당 대표가 되는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탈표가 조금만 발생해도 타격이 큰 상황이기 때문에 당정관계는 앞으로도 계속 긴밀하게 연결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여권 관계자는 이번엔 대통령실이 지난해 전당대회 때만큼 직접 나서진 않고 있다고 봤다. 이 관계자는 "지난번엔 당시 나경원 후보에 대해 대통령직속위원회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해임 등 사실상 직접적인 개입이 있었지만,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최대한 뒤에서 지켜보는 모양새"라며 "김 여사 문자도 용산이 아닌 여의도에서 유출된 것으로 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난 7일 당권 경쟁에서의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 논란 등에 대해 "전당대회 과정에서 각 후보나 운동원들이 대통령실을 선거에 끌어들이는 일이 없도록 주의를 기울여 주십사 각별히 당부드린다"며 "(대통령실은)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 과정에서 일절 개입과 간여를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했다. 다음날도 "더 이상은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 후보 측 역시 마찬가지다. 한 후보 측 내부에선 친윤계와의 갈등이 선거엔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도 나오고 있으나 당선 이후 당 장악에 있어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한다. 당권은 쥐었으나 당을 완전히 장악하는 데는 실패했다는 평이 나오는 '이준석 모델'이 재현될 수 있다는 공포심이다. 자칫 친윤계 최고위원 다수와 공존하는 순간 주도권을 완전히 가져가기가 어려워진다. 극단적으로는 이준석 지도부 때와 마찬가지로 지도부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한 친한계 인사는 "한 후보 쪽에서 억울한 건 현재 상황이 공격은 다 상대(친윤) 쪽에서 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윤 대통령과 차별화를 하거나 거리를 둔다는 건 언론이나 친윤계의 프레임이지 한 후보는 그런 생각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 섭섭한 마음이 있더라도 한 후보는 당선돼도 분명 윤 대통령과 긴밀히 협조하며 윤 정부의 성공을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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