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행 돌진' 운전자, 사고 사흘 만에 조사받는다…'급발진' 주장 이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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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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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비뼈 골절로 입원 중인 가해자 상대 첫 피의자 조사
급발진 판단 이유, 역주행 도로 진입 경위 등 캐물을 듯


7월4일 오전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역주행 사고 현장에서 한 추모객이 절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서울 시청역 역주행 돌진으로 16명의 사상자를 낸 가해 운전자가 사고 사흘 만에 첫 피의자 조사를 받는다. 운전자 측이 급발진을 주장하는 가운데 대면 조사에서도 이 같은 입장을 이어갈 지 관심이 쏠린다. 

4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따르면, 수사관들은 이날 오후 시청역 사고 운전자인 차아무개(68)씨를 상대로 첫 피의자 조사를 진행한다. 시민 9명이 사망하고, 7명의 부상자가 나온 대형 사고 발생 사흘 만이다.  

남대문경찰서 관계자는 "(운전자가 입원 중인 서울대)병원에 방문해 조사할 것이며 자세한 시간은 피의자 측과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오후 3∼4시께 조사를 두고 운전자 측과 논의 중이다. 

차씨는 사고 당시 갈비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고 응급실로 이송됐으며 현재는 일반 병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사고 이후 차씨 의료진 의견을 종합해 진술을 제대로 하기 힘든 상황으로 보고 정식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근거리 신변보호 조치를 하면서 회복 상태를 지켜봐 온 경찰은 차씨가 핵심 사안에 대한 진술을 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차씨 측은 줄곧 '급발진'으로 인한 사고라는 입장이다. 차량이 웨스틴조선호텔을 빠져 나온 후 급가속 했고,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차씨는 사고 발생 직후 동료와의 통화에서 '급발진'을 언급하며 차량 이상으로 인해 사고가 난 것이라고 했다. 당시 동승자였던 차씨의 아내 역시 지난 2일 진행된 1차 참고인 조사에서 급발진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경찰은 차씨를 상대로 급발진이라고 판단한 근거가 무엇인지 집중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또 차씨가 차량 이상을 감지한 시점이 구체적으로 언제인지, 역주행 도로로 진입하게 된 경위, 호텔 주차장을 빠져나오던 시점부터 속도를 올린 이유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역주행을 하면서 인도 쪽으로 방향을 튼 경위와 사고 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처 등을 했는 지도 조사할 전망이다. 

7월1일 밤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경찰이 역주행 후 인도를 덮친 제네시스 차량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 이 사고로 9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을 입었다. ⓒ 연합뉴스


다만 차씨가 장시간 진술을 어려워 할 경우 조사가 비교적 짧게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경찰 초동 조사에서는 급발진 주장과 배치되는 정황이 확인된다. 차씨가 몰던 제네시스 G80의 사고기록장치(EDR)를 분석 중인 경찰은 이를 토대로 차씨가 사고 직전 가속페달(액셀)을 강하게 밟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또 주변 CCTV 분석 결과 차량이 역주행할 때 보조브레이크등이 켜지지 않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씨 차량이 운행한 전 구간에서 차량의 스키드마크(Skid mark)도 발견되지 않았다. 차씨가 브레이크를 전혀 밟지 않았거나 또는 약하게 밟아 급제동을 시도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차씨에 대한 첫 조사를 진행한 후 경찰은 거짓말탐지기 조사 여부와 구속영장 신청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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