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후보' 되면 우리 불행"…거칠어지는 與 전당대회 4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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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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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한동훈 겨냥하며 "대표 되면 모두 불행해질 것"
나경원, '한동훈 대세론'에 "당원 생각과 그냥 인기는 달라"
한동훈, 羅·元 연대 가능성에 "우리 모두 불행해질 것"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나선 후보들 간 신경전이 점차 과열되는 모습이다. 이른바 '어대한'(어차피 당대표는 한동훈) 기류에 맞서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가 일제히 '한동훈 때리기'에 나선 가운데 한 후보도 맞불을 놓는 양상이다. 후보들 간 네거티브전이 거칠어지자 당 지도부도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른바 '윤심 후보'로 분류되는 원희룡 후보는 반한(反한동훈) 전선을 선봉에서 이끌고 있다. 원 후보는 한 후보의 정치 경력, 대통령과의 관계 등을 집중적으로 파고들며 자신의 우위를 연일 강조하고 있다.

원 후보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 후보를 향해 "검사 하다가 윤 대통령과의 친분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한 게 전부"라면서 "(그가 당대표가 되는 건) 본인도 불행해지고 우리 모두가 정말 불행해지는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갈등 관리가 아니라 심판만 하던, 법의 잣대를 가지고 이분법으로, 선과 악으로 싸우기만 하고 말싸움만 하던 수사검사가 경험이 없는 정치를 가지고 곧바로 당대표하고 곧바로 대통령을 한다? 우리 국민이 지혜롭고 경험이 더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질적으로 남의 선거 책임도 져보고, 지방자치단체 같은 것을 하면서 갈등 관리가 얼마나 어려운지 경험을 쌓으면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원 후보는 한 후보가 총선을 이끌던 당시 윤 대통령과 소통하는 과정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당대표에 나오려면 최소한 당정 또는 대통령실과의 갈등은 해소하고 나오든지 해소하는 노력이라도 하고 나와야 하는 거 아니냐"고 겨냥했다. 그러면서 "저는 윤석열 정부를 만든 '창윤'"이라며 "오히려 윤 대통령과 친분을 20년 이상 부하로서 맺어온 사람은 한 후보이며, (윤 대통령과의) 친소 관계 때문에 법무부 장관이 되고 비대위원장이 된 것은 한 전 위원장"이라고 강조했다.

나경원 후보도 '어대한'은 신기루라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이날 KBS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한동훈 대세론'에 대해 "많은 당원들하고 이야기를 했는데 그분들 생각이 그냥 인기와는 다른 것 같다"고 밝혔다.

나 후보는 "(당원들은) 정말 당을 걱정하니까 근본적으로 당을 어떻게 바꿀 것이냐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본인들은 여론조사 인기하고는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딱 그러시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 대표 경선은) 당원 투표가 80%다. (한동훈 대세론은) 퀘스천마크(물음표)가 많이 붙는 용어"라고 덧붙였다.

자신을 향한 견제구에 한 후보도 맞불을 놨다. 한 후보는 이날 서구 당원협의회를 방문하고 나서 기자들과 만나 당내 일각에서 경쟁자인 나경원·원희룡 후보의 연대 시나리오가 거론되는 데 대해 "정치공학이 당심과 민심을 이기는 결과가 나오면 우리 모두가 불행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후보는 또 자신을 연일 비판하는 홍준표 대구시장과 원 후보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나를 상대로 아주 많은 분이 인신공격성 발언을 하고 그 수위가 점점 높아가고 있다"며 "보수정치가 우리 지지자들만큼 품격이 있어졌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한 후보는 자신이 대표가 될 경우 당정관계를 우려하는 목소리에 "오히려 안정적, 생산적 관계가 될 것"이라고 반박하면서 "최종 목표는 국민을 위한 정치, 나라를 발전시키는 정책, 해법을 내는 것이다. 당정관계는 그 과정이자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윤상현 후보는 한·원 후보를 겨냥해 당헌·당규 위반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한·원 후보가 최고위원 후보들과 '러닝메이트'를 선언하고 일부 의원들 보좌진을 선거 캠프에 파견받은 상황이 부적절하다는 주장이다.

윤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당의 오랜 역사이자 관례라며 얼렁뚱땅 넘어가선 안 된다"며 "한 후보가 장동혁·박정훈·진종오 의원을, 원 후보는 인요한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삼았는데 각자가 국회의원이라는 점에서 규정 위반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고 썼다. 그러면서 "사회 초년생들인 청년 최고위원 후보들에게는 상대적 박탈감을 줬다는 비판이 연일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후보들 간 비판이 과열될 조짐을 보이자 당 지도부는 자중을 촉구하고 나섰다.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대표 경선 후보들을 향해 "성숙한 당내 민주주의를 통해 우리 당에 대한 국민들의 사랑을 모을 때"라며 "서로 존중하는 마음으로 특히 언행에 각별히 조심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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