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김재섭 불출마, 나경원 고심 속 親尹계 화력지원 가능성
'尹心' 변수 될까…이준석 "어대한? 윤석열, 다 헤집어놓을 것"
국민의힘 차기 전당대회가 3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선수 라인업'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출마 결심을 굳힌 가운데,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후보군 중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졌다. 총선 국면에서 한 전 위원장과 사이가 멀어진 친윤(親윤석열계)가 원 전 장관을 필두로 '반한(反한동훈) 연대'를 구축해 당권 탈환을 노릴 가능성이 점쳐진다.
원희룡 전 장관은 20일 입장문에서 "전당대회 출마를 결심했다"며" 총선 패배 후 대한민국과 당의 미래에 대해 숙고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은 당과 정부가 한마음 한뜻으로,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온전히 받드는 변화와 개혁을 이뤄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출마를 한 이유를 전했다.
원 전 장관이 출마하면서 그와 함께 할 '러닝메이트', 그를 도울 지지 세력에도 관심이 쏠린다. 여권에선 이른바 '어대한'(어차피 당대표는 한동훈) 기류에 맞서 친윤계가 원 전 장관에게 힘을 실을 가능성이 언급된다. 앞서 친윤 핵심인 이철규 의원은 당내 '어대한' 설에 "당원들을 모욕하는 말"이라며 "선거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상 한 전 위원장의 출마에 부정적인 의견을 표출한 셈이다.
당내에선 한 전 위원장과 원 전 장관이 당심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TK(대구‧경북) 민심'을 두고 경쟁을 벌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벌써부터 양측은 TK 지역구 의원 및 인사들에게 연락을 돌리며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TK 지역구의 여권 한 관계자는 "한동훈 전 위원장의 위세가 대단하지만 대통령과 멀어진 건 전당대회 내내 약점이 될 것"이라며 "결국 TK가 누구를 더 미느냐, 마느냐가 중요한 것 아니겠나"라고 전했다.
이른바 '훈룡대전'(한동훈 원희룡 대전) 구도가 부상한 가운데, 나경원 의원의 출마 여부에도 정치권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초 나 의원 측은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출사표를 던지는 방안을 유력하게 고심했다고 한다. 그러나 나 의원은 이날까지도 측근 인사들에게 의견을 구하며 최종 결심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어대한' 기류에 '대권 잠룡' 원 전 장관까지 출사표를 던지면서 출마의 셈법을 두고 막판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 의원이 출마할 경우 '윤심'을 두고 나 의원과 원 전 장관 측이 경쟁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20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한 전 위원장이 유력한 차기 당대표 후보로 부상한 데 대해 "저는 아니라고 본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이 어물전을 그냥 지나칠 사람이 아니다. 어물전을 엎어놓을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나 의원과 친윤계 세력의 시너지에 대해선 "나경원 의원과 한 전 위원장이 맞붙는다면 나 의원이 특별히 좋아서 나 의원을 미는 것은 명분이 있는데 한 전 위원장이 싫어서 나 의원을 미는 것은 국민들께서 이상하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는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간 전당대회 후보자를 접수한다. 전당대회는 7월23일 열릴 예정이며, 당원투표 80%와 국민여론조사 20%를 반영해 새 당대표를 선출한다.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5일 뒤인 28일 결선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