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몰아치면 역풍 불라"… 특검 거부권 놓고 복잡한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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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12.31. 오전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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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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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특검·헌재 임명 두고 일제히 침묵
"지금 崔 압박하면 비판"… 역풍 우려
애도기간 종료 후 압박 수위 높일 듯
이재명 "내란 사태 진압도 중요한 일"
우원식 최상목 권한대행과 첫 상견례
"헌법재판관 임명·상설특검 추천" 촉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전남 무안 스포츠파크에 차려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합동 분향소에서 헌화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뉴시스


'국무위원 줄탄핵'을 공언했던 더불어민주당의 전략이 복잡해졌다. 당장 쌍특검법(내란 특검법·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시한은 코앞으로 다가왔고, 지체 없이 해야 할 헌법재판관 임명은 기약 없이 늘어지고 있다. 그러나 제주항공 참사 국면에서 강공책이 '정쟁'으로 비치는 건 부담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까지 맡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을 상대로 어쩔 수 없이 속도를 조절해야 하는 상황이다.

참사 다음 날인 30일 민주당은 최 권한대행에 대해 일제히 침묵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들은 통화에서 "지금 시기에 최 권한대행에 대해 언급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말을 아꼈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도 KBS 라디오에서 최 권한대행과 관련된 질문에 "지켜보겠다"는 얘기만 되풀이했다. 쌍특검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 시한이 사실상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그를 압박하거나 비판하는 것 모두 부담스럽다는 얘기다.

민주당이 우려하는 건 역풍이다. 한덕수 국무총리의 경우처럼 몰아붙였다가는 국가애도기간에 오만한 모습으로 비치기 마련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시기도 시기일 뿐만 아니라 최 대행이 사태를 수습하고 있는데 민주당이 압박하는 모양새를 좋아할 국민이 어디 있겠느냐"며 "지금은 그냥 지켜보는 게 답"이라고 말했다. 김윤덕 사무총장은 전국 시도당위원회에 '국가애도기간 중 정치 현안과 관련된 활동을 지양해 달라'는 행동지침을 전파하며 입조심, 몸조심을 당부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후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탑승객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무안=박시몬 기자


하지만 마냥 관망하기도 어렵다. 최 권한대행의 쌍특검 거부권 행사가 내달 1일까지 가능하지만 공휴일이라 31일이 시한이나 다름없다. 민주당 관계자는 "최 대행이 거부권을 쓰든 특검법을 공포하든 입장을 드러내지 않겠느냐"며 "그의 행보를 먼저 지켜보고 대응해도 늦지 않는다"고 말했다. 거부권을 꺼내 든다면 민주당이 반발의 명분을 확보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재명 대표도 이날 천주교광주대교구청을 방문해 "(참사) 사고 수습은 수습이고, 내란 사태 진압도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30일 전남 무안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 및 항공사고대책위원회 긴급 연석회의에서 이재명(가운데) 대표가 회의에 앞서 사고 희생자분들에게 애도의 묵념을 하고 있다. 뉴스1


결국 최 권한대행 탄핵의 결정적 변수는 헌법재판관 임명 여부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쌍특검에 거부권을 행사하면 재표결하고 재발의하면 되지만, 재판관 임명을 기약 없이 끌 경우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고 토로했다. 국가애도기간이 내달 4일 종료되는 만큼 민주당의 압박 스케줄은 그 이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이날 최 권한대행과 첫 접견 자리에서 참사 수습 대책과 함께 한 국무총리에게 촉구했던 헌법재판관 즉각 임명·내란 상설 특검 후보자 즉각 추천에 나서라고 강하게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권한대행은 그러나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고 한다.

아예 권한대행의 임명권을 우회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앞서 27일 '헌법재판관의 임명은 국회의 선출과 대법원장의 지명이 결정된 즉시 이뤄져야 하며, 대통령은 그 임명을 거부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은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당 관계자는 "재판관을 법대로 임명만 하면 되는 일을 아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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