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사건을 수사하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부장검사가 최근 사의를 표명했다. 이렇게 되면 공수처는 수사1·2·3부 책임자가 모두 공석인, 사실상의 수사 공백 상황을 맞게 된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송창진(53) 수사2부 부장검사가 이번 주 일신상의 이유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는 서울중앙지검 등에서 검사 생활을 거친 뒤, 변호사로 지내던 중 지난해 2월 공수처에 합류했다.
송 부장검사가 이끌던 수사2부는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 관련 알선수재 혐의 등의 수사를 담당하는 곳이다. 김 여사의 명품 가방 및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불기소 처분한 검찰 수사팀·지휘부의 직무유기 혐의 고발 사건도 이곳에 배당됐다.
하지만 사건을 맡았던 수사2부 김상천 검사가 지난달 퇴직한 데 이어, 송 부장검사까지 나가면서 사건 수사는 차질을 빚게 됐다. 수사2부에는 이제 평검사 한 명만 남아 있다. 그래서 공수처 관계자는 "김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 사건을 재배당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내년 1월이면 출범 4주년을 맞이하는 공수처는 지금까지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실망한 검사들이 떠나고 신규 채용이 어려워, 공수처의 인력난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송 부장검사까지 나가면 공수처에 남는 부장급 검사는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 등을 수사하는 이대환 수사4부 부장검사와 차정현 수사기획관(부장검사) 두 명뿐이다. 수사1부장은 올해 5월 김선규 부장검사가 퇴임한 뒤 공석이고, 수사3부 박석일 부장검사도 약 한 달 전 사의를 표명해 사직서가 수리됐다. 현행 공수처법상 공수처 검사 정원은 25명이지만, 14명만 남는다.
공수처는 지난 9월 부장검사 1명과 평검사 2명의 신규 채용을 결정하고 윤 대통령의 재가를 기다리는 한편 추가 채용에도 나섰다. 공수처는 11일까지 부장검사 3명과 평검사 5명에 대한 채용 모집 공고를 내고 절차를 진행 중이다. 당초 모집 인원은 부장검사 3명, 평검사 4명이었지만 이날 한 명 증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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