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 아니면 죽어야 해"…김레아 범행 녹취에 통곡한 피해자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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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25. 오후 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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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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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어머니, 김레아 2차 공판 출석
"'내 딸 상처 뭐냐' 따지자 흉기로 찔러" 
"경찰에 한 진술 번복…전부 거짓말"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그의 모친을 다치게 한 김레아의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수원지방검찰청 제공


"내 것이 아니면 죽어야 한다고 했어요. 제가 그 눈빛이랑 말을 다 기억해요."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레아(26)의 재판에, 당시 딸과 함께 있다 흉기에 찔린 어머니가 출석해 이와 같이 증언했다.

25일 수원지법 형사14부(부장 고권홍) 심리로 진행된 김레아의 살인 및 살인미수 두 번째 공판에서는 피해자 A씨의 어머니 B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김레아가 모녀에게 흉기를 휘두른 경위를 설명했다.

범행 전 과정 담긴 녹취 재생



B씨는 사건 전날인 올해 3월 24일 딸의 목에 난 손자국과 온몸의 멍을 발견해 딸이 교제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딸은 동의 없이 김레아에게 신체 사진을 찍혀 협박받았다는 것도 털어놨다.

B씨는 다음 날 A씨와 함께 A씨가 김레아와 동거하던 집에서 짐을 빼러 갔다. 사진을 유포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담긴 합의서에 서명을 받을 생각이었다. B씨는 "김레아가 저와 딸을 방에 앉히고 얘기하자고 하더라. 이후 제가 '딸 몸에 있는 멍 자국과 상처들은 어떻게 된 거냐'고 물으니 갑자기 한숨을 쉬더니 일어나서 싱크대 위에 있던 칼을 잡고 먼저 저와 딸을 찔렀다"고 말했다.

당시 상황이 담긴 녹음 파일도 법정에서 재생됐다. 3분짜리 녹음에선 B씨가 "딸한테 멍 자국도 있고 손가락 자국이 있고 어떻게 된 거냐"고 따진 뒤 김레아의 한숨 소리가 들렸다. 이후 김레아가 흉기를 휘둘러 모녀가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법정에 울렸다. B씨는 흐느끼면서 한동안 진정하지 못했다.

B씨는 "제 딸이 밖으로 나가려고 하니까 김레아가 딸의 머리를 붙잡고 '내 것이 안 되면 죽어야 돼'라고 말했다"며 "김레아가 말한 것을 다 기억한다"고 했다. 딸이라도 살리기 위해 김레아를 저지했지만, 등과 어깨를 찔려 정신을 잃었다고도 했다. 눈을 뜨고 119에 신고했을 땐 이미 도망 간 딸을 김레아가 쫓아간 뒤였다.

피해자가 먼저 흉기 들었다?…"그런 적 없어"

법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반면 김레아 측은 B씨가 들고 있던 칼을 빼앗으려다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김레아 측 변호인은 "증인(B씨가)이 들고 있었던 칼을 피고인(김레아)이 빼앗으려다 손가락을 베었다고 주장한다"며 "칼의 주도권을 두고 싸우다가 그런 것 아니냐"고 물었다.

B씨는 "저는 칼을 든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김레아는 사건 직후 제가 죽은 것으로 알고 경찰에 제가 새벽에 혼자 쳐들어왔다는 등 거짓말을 하다가 제가 살아 있다는 걸 알고 진술을 번복했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거짓말"이라고 지적했다.

김레아는 지난 3월 25일 오전 9시 40분쯤 화성시 소재 오피스텔에서 20대 여자친구 A씨와 A씨의 어머니 B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찌른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숨졌고 B씨는 전치 10주 이상의 중상을 입었다.

김레아는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면서도 심신미약을 주장하고 있다. 변호인이 법원에 김레아의 정신감정을 요청해 정신감정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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