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뜻하게♪ 한국인 사절"…도쿄 '혐한' 식당에 일본인도 등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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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9. 오후 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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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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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 말하는 세상이지만 싫다"
식당 문에 써 붙이고 SNS에 올려
과거에도 여러 차례 한국인 저격
지난 5일 일본 도쿄 신주쿠의 한 식당에 적혀 있는 공지. 한국인과 중국인 손님은 받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엑스 캡처


일본 도쿄 신주쿠에 있는 한 식당이 한국인과 중국인의 출입을 금지한다고 공지해 논란을 빚고 있다.

신주쿠구 오쿠보에 있는 한 이탈리안 식당은 이달 5일 엑스(X)에 "산뜻하게♪"라는 문구와 함께 매장 창문으로 보이는 사진을 올렸다. 창문에는 "다양성·관용을 말하는 요즘이지만 싫은 생각을 가지고 일할 생각은 없기 때문에 중국인·한국인은 거절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해당 트윗은 19일 기준 조회 수가 1,900만 회를 넘기며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이 식당 주인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한국인을 저격하는 발언을 온라인에 남겼다. 그는 지난 5일엔 X에 "돈을 쓰지 않고 태도가 나쁘면 보통 출입금지를 시킨다. 오늘 온 한국인은 두 번째라 아웃"이라는 글을 남겼다. 음식점의 구글맵 리뷰에 누군가 5점 만점에 1점인 별점을 남기자 평가자가 자신에게 싸움을 건 한국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 5일 일본 도쿄 신주쿠의 한 음식점이 엑스에 올린 트윗. 엑스 캡처


트윗을 접한 일본 누리꾼 상당수는 "손님을 가려 받는 건 주인 마음"이라며 동조했다. "특정 외국인을 거절하는 가게가 있는 것도 다양성"이라며 "응원하겠다"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명백한 헤이트스피치(혐오 발언)"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았다. 일부는 "나도 일본인이지만 차별하는 가게엔 가지 않겠다"며 불매를 선언했다. 가게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도 "인종차별을 중단하라", "나라 망신"이라는 항의가 쏟아졌다. 한국 식당과 상점 등이 많아 일본 젊은 세대의 '핫플레이스'로 부상한 신오쿠보 바로 인근인 오쿠보 지역에서 영업을 하면서 '한국인 사절'을 선언하는 것은 더욱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많았다.

'국적에 따른 출입금지'의 불법성을 지적하는 누리꾼도 있었다. 이 누리꾼이 인용한 일본 법률 전문 포털사이트 '벤고시 호켄' 기사는 "(일본 법에 따라) 인종과 국적만을 이유로 출입을 금지하는 건 인종차별, 인권 침해, 불합리한 차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 누리꾼은 "'가게의 자유'를 언급하길래 찾아봤지만 역시나 차별에 해당한다"고 썼다.

일부 일본 식당의 혐한 논란은 과거에도 있었다. 2016년 오사카의 한 초밥 가게에선 한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손님의 초밥에만 고추냉이를 잔뜩 넣었다가 걸려 "소란을 일으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지난해 8월 도쿄의 한 고급 식당에선 한국인 고객에게 세제 섞인 물을 줘 피해자가 급성 식중독 진단을 받았다. 식당은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피해자 측은 "한국인이라는 걸 알고 벌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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