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모 노력에도 못 숨긴 바이든 ‘고령 리스크’… “자느라 정상회담도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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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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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기자회견·행사 최소화로 외부 노출 차단”
기자 질문엔 ‘예·아니오‘ 아니면 ‘엄지척’ 답변
“독 총리 정상회담도 ‘쉬겠다‘며 일방 취소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 워싱턴 멜론 대강당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창설 75주년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건강 문제를 감추려 백악관 고위 참모들이 지난 1년 넘게 공식 일정을 최소화하는 식으로 ‘고령 리스크’를 관리해 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올해 82세인 바이든 대통령에게서 인지 능력 저하, 말실수 등 노화 증상이 빈번하게 나타나자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표심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 아예 외부 노출을 막아버렸다는 것이다. 해외 정상과의 만남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적도 있다는 주장까지 등장했다.

백악관, 기자들 질문 막으려 행사장 음악 틀기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백악관이 바이든의 일일 일정을 제한하고, 즉흥적인 외부 교류로부터 그를 보호해 왔다”고 보도했다. 기자회견은 물론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인 ‘슈퍼볼’ 인터뷰도 두 차례 거부하는 등 미디어 노출을 최대한 차단했다는 것이다. 슈퍼볼은 1억 명 넘게 생방송을 시청하는 미국 최대 스포츠 쇼인지라 그간 미 대통령은 관행처럼 슈퍼볼 인터뷰에 응해 왔는데 바이든 대통령은 이 기회를 피했다는 주장이다.

최근 각종 행사에선 백악관이 대통령 동선으로부터 수십 m 바깥에 차단막을 설치해 취재진의 접근을 막거나, 질문을 방해하려 일부러 음악을 크게 트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정식 기자회견이면 기자들에게 미리 연락해 어떤 질문을 할 것인지 물어보는 경우도 많았다. 지난달 TV 토론 ‘참패’ 후 두 차례 라디오 인터뷰를 앞두고는 백악관이 방송 진행자들에게 사전 질문지를 줬다가 논란에 휩싸인 적도 있다.

언론의 질문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면 ‘예’, ‘아니오’로 답하거나 엄지를 들어보이는 식으로 답변을 대신하는 모습도 부쩍 늘었다. 상원의원 시절 의사당 복도에서 기자들과 즉석 문답을 주고받거나, 부통령 재직 당시 언론인들을 집으로 초대하는 등 적극적인 소통을 했던 모습과 대조적이라고 WSJ는 전했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6일 프랑스 북서부 생로랑쉬르메르에서 열린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 기념식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만나 대화하고 있다. 생로랑쉬르메르= AFP 연합뉴스


“독일 총리 기다리는데 ‘잘 시간’이라며 취소 통보”



최고령 대통령의 체력도 참모들에게는 걱정거리였다고 한다. 유권자들과 직접 접촉할 수 있는 전국 순회 법안 홍보 행사 계획을 ‘체력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일정’이라는 이유로 거부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넘어지기라도 할까봐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 탑승 계단 길이까지 줄일 정도였다는 것이다.

심지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적이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WSJ는 복수의 관계자들을 인용, 지난 2022년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차 독일을 찾은 바이든 대통령이 숄츠 총리와 한 고급 리조트에서 저녁 비공식 회담 일정을 잡아놓고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대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나타나 기다리던 독일 측에 ‘대통령이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며 취소 통보했다고 한다. 다만 이에 대해 국무부는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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