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요구하려면 도전 선언하고 덤벼라”… 바이든의 역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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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09. 오후 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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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재가동 맞춰 ‘반란’ 확산 차단
트럼프 “바이든, 대선 완주 가능성”
백악관 “바이든, 파킨슨병? 아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흑인 개신교 교회 마운트 에어리 그리스도 안의 하나님 교회(COGIC)에서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필라델피아= AP 연합뉴스


“사퇴를 요구하려면 도전을 선언하고 덤벼라.”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대통령이 역정을 냈다. 지난달 27일 TV 토론 부진 뒤 후보직에서 물러나라고 촉구하는 당내 의원이 속출하면서다. 그러나 당 안팎의 의구심이 워낙 커진 터라 아슬아슬한 줄타기 형국이다.

으름장에도 ‘반기’ 의원 6명으로



바이든 대통령은 8일(현지 시간) 미국 MSNBC방송 전화 인터뷰에서 자신을 상대로 대선 불출마를 압박하는 당내 인사들을 겨냥해 “전당대회에서 내게 도전해 보라”고 말했다. 이길 자신 없으면 입을 닫으라는 취지다. 그는 “당의 엘리트들에 의해 좌절하고 있다. 일반 민주당 유권자들은 내가 대선 레이스에 남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터뷰에 앞서 민주당 의원들에게 보낸 2쪽짜리 서한을 통해서도 후보 교체론 자체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롭게 하는 해당(害黨) 행위이자 당내 경선 결과를 무시하는 반(反)민주주의적 행태로 규정했다.

독립기념일(4일) 휴회가 끝난 의회의 재가동 시점에 맞춰 바이든 대통령이 놓은 으름장을 두고 당내 반란 확산 차단 의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전날 하원 민주당 간부급 회의 때 비공개로 사퇴를 주장한 애덤 스미스 의원(워싱턴)이 이날 입장을 공개하며 바이든 대통령에게 노골적으로 반기를 든 당내 현역 하원의원은 6명이 됐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민주당 의원들의 추가 반발을 막기 위해 바이든이 안간힘을 썼다”고 보도했다.

질 바이든 “남편 올인, 나도 올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8일 플로리다주 탬파 유세에서 남편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탬파=로이터 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의 강경 대응으로 자진 사퇴는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는 이날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 유세에서 “남편은 다 걸기(all in)를 한다는 입장”이라며 “나도 다 걸기”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이날 미국 폭스뉴스 전화 인터뷰에서 “그(바이든)는 자존심이 강하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레이스를 완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령 탓에 인지력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에 맞서는 역할은 백악관 몫이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재임 중 신경과 전문의를 만난 것은 딱 세 번”이라며 “치료를 받은 적도 없고, 약을 복용하지도 않는다”고 해명했다. 군 병원 파킨슨병 전문의가 몇 달간 백악관을 자주 들락거렸다는 보도에 대해서다.

“바이든, 횃불을 넘기세요” 새 단체



그러나 민주당 내홍이 조기 봉합될지는 미지수다. 9일 잡혀 있는 당내 하원 의원총회와 상원 오찬 회의가 큰 변수다. MSNBC는 “의원들은 닥치고 하고 싶은 얘기를 그만하라는 식의 말을 듣기 싫어한다”고 짚었다.

지지층 이반 조짐도 여전하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레이스 포기 청원 동참자를 모으는 새 단체 ‘조(바이든)는 횃불을 넘겨라’가 결성됐다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이날 전했다. TV 토론 전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이 3%포인트 상승하며 두 후보 간 격차가 벌어졌다는 미국 USA투데이 여론조사 결과가 이날 공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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