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급행 열차'라더니... GTX 역세권 "베드타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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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08. 오전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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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 100일 리포트]
A노선 주변 부동산 동향 살펴보니
전고점 회복 못 하고 거래도 잠잠
"삼성역 개통되면 전부 강남서 논다"
경기 파주 운정지구 전경. LH 제공


경기 동탄과 서울 수서역을 잇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이 3월 부분 개통했지만, 이에 따른 집값 상승 효과는 거의 없다.

올해 말 개통 예정인 GTX 운정역 근처엔 3개 아파트가 대장주로 꼽힌다. 2018년 입주한 운정신도시 센트럴푸르지오 전용면적 84㎡는 2020년 최고 9억1,000만 원까지 거래됐지만, 지금은 7억 원 안팎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최근엔 6억 중반까지 가격을 낮춘 매물도 나왔다. 현재 GTX역 지근거리에 내년부터 10곳이 넘는 아파트가 줄줄이 입주에 들어가는 터라 물량 부담이 크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그나마 GTX 역 근처 아파트는 가격 경쟁력이 있지만 역과 거리가 먼 1, 2지구 아파트 가격은 그대로다"라고 말했다.

GTX A노선이 지나는 경기 고양시 덕양구의 대곡역, 고양시 일산동구의 킨텍스역, 서울 은평구 연신내역 주변 집값도 잠잠한 분위기다. 대곡역 주변은 논밭이고, 아파트 단지는 1㎞ 정도 떨어져 있다. 가장 최근 입주한 대곡역두산위브1단지 전용 84㎡는 최근 8억3,500만 원에 거래돼 입주 때 떨어진 가격을 회복한 수준이다. 주변 토지도 대부분 농지라 사실상 거래가 없다. 킨텍스역 지근거리인 킨텍스원시티 전용 84㎡도 3년 전 최고 16억5,000만 원에 거래됐지만, 지금은 12억 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서울에서 들어오는 사람은 거의 없고 인근 지역에서 갈아탄 사람이 대부분이다.

경기 남부지역도 비슷하다. 동탄1신도시 대장 아파트인 시범한빛마을동탄아이파크(전용 84㎡)는 2021년 8월 최고가(9억8,000만 원·15층)를 기록했지만 지난달 20층 매물이 8억4,000만 원에 거래됐다.

그래픽=송정근 기자


삼성역 개통으로 서울 접근성이 좋아지면 서울·경기 외곽 지역은 '베드타운'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연신내역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지금도 신촌 등으로 빠져나가는 젊은 층이 많은데 GTX 삼성역까지 개통되면 상권이 더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걱정을 주변에서 하고 있다"고 했다. 경의중앙선 운정역 근처 상가 분양업계 관계자는 "GTX 운정역 근처는 거의 주거 중심으로 큰 회사가 없어 상권이 발달하기 어렵다"며 "실제 인근 상가는 공실도 많다"고 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리서치 팀장은 "상업지는 중심지가 훨씬 낫기 때문에 소비 수요가 옮겨갈 가능성이 높아 이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며 "더구나 GTX역이 신설된 곳은 서울 대체재이기 때문에 서울 아파트 가격이 오르지 않는 이상 나홀로 상승하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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