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제약 금품 받은 의사 1000명 이상"... 경찰, 리베이트 본격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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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6.17. 오후 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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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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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게는 수백만원, 많게는 수천만원씩
현금, 물품, 골프접대 등 다양한 경로
경찰 관계자들이 4월 29일 오전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서울 강남구 고려제약 본사 앞에 서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고려제약으로부터 리베이트(뒷돈)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의사가 1,000명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제약사와 개별 의사 등을 상대로 대규모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의사들은 각각 적게는 수백만 원, 많게는 수천만 원대에 달하는 금품과 접대를 제약사에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17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제약사 압수수색을 통해 자료를 확보해 어느 정도 분석을 마쳤다"며 "현금을 직접 받거나 가전제품 등 물품으로 받은 의사, 골프 등 접대로 받은 의사가 1,000명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어 "금품이나 접대를 받은 경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그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며 "(의사들의) 혐의가 포착되면 입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고려제약 임직원들이 의료 관계자에게 "우리 약품을 이용해달라"며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약사법 위반)로 수사를 진행해왔다. 4월 말 제약사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현재 제약사 관계자 8명, 의사 14명을 입건해 조사 중이다. 경찰이 추가로 입건 여부를 검토 중인 의사가 1,000명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고려제약 불법 리베이트 수사 규모는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조 청장은 "확인할 대상이 많다고 해도 촉탁 수사를 할 수도 있고 우편 진술을 받을 수도 있어서 엄청난 부담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리베이트 수사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의사 커뮤니티에선 이 수사가 '의사 집단에 대한 정부의 보복공격'이라는 취지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은 "고려제약 리베이트 사건은 예전부터 계속 수사해 오던 사안이며, 최근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사들의 집단행동(휴진 등)과는 상관없다"는 입장이다. 고려제약 리베이트 사건은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신고가 접수되면서 알려졌고, 권익위를 거쳐 경찰 수사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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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예정된 대한의사협회(의협) 총파업(집단휴진)과 관련해선 불법행위 발생 시 엄단한다는 방침이다. 조 청장은 "신고된 집회에 대해선 얼마든지 보호하고 보장하겠지만, 신고 범위를 일탈하거나 다른 불법행위가 있을 경우 법에 따라 엄정 조치하겠다"며 "의협이라고 해서 과하거나 덜하지 않은, 경찰의 집회 시위 관련 일관된 기조"라고 강조했다.

여성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발생한 성적 명예훼손 사건은 원본 글 추적 단계다. 조 청장은 "원본 파일을 확인하기 위한 절차는 계속 진행 중으로, 해당 글이 확인되면 (내사에서 수사로 전환할지) 결론 내릴 수 있을 거 같다"며 "다만 성착취물을 만들어 공유한 'N번방'과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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