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기술자의 꿈 이루기 위해 한국행 결심
2020년 2월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아흐마드(23·대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4)에게 한국은 '문'이다. 그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컴퓨터 기술자가 되고 싶었는데, 아무리 방법을 찾아봐도 나갈 길이 안 보여서 한국행을 선택했다"면서 "한국은 미래로 나아갈 문을 열어준 곳"이라고 고백했다.
한국행은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했다. 공부만 할 수 없어서 결혼식장에서 웨이터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한국어학원을 다녔다. 방학 때는 새벽 4시부터 밤 12시까지 아침과 점심, 저녁 각각 1번씩 열리는 축하파티에서 서빙을 했다. 졸업 후 1년을 더 그렇게 공부와 일을 병행한 후 한국행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한국어능력시험에서 3급을 인정받은 덕에 첫학기 등록금을 면제받을 수 있었다. 초기에는 순탄하게 흘러갔으나 1년쯤 지났을 무렵 몸에 탈이 났다. 택배회사에서 상하차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무거운 물건을 너무 많이 들어서 몸이 상한 것이었다. 고관절에 이상이 왔다. 수술 후 4일 동안 입원을 했다. 당장 그 달에 쓸 돈이 없었다. 아르바이트를 줄일 수밖에 없어서 등록금 마련도 막막해졌다. 그때 먼저 온 고향의 형들이 도움을 줬다.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빌려준 것이었다.
아르바이트 자리도 새로 구했다. 우즈베키스탄 유학생의 추천으로 미디어커뮤니케이션과의 외국인 조교로 채용됐다. 유학 초기에 학교 시스템을 잘 몰라 헤매던 그가 다른 유학생을 위해 다양한 정보를 유튜브와 텔레그램에 공유한 덕분이었다. 이를 본 후배들이 "아흐마드는 좋은 선배"라고 입소문을 냈고, 덕분에 조교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아흐마드의 다음 목표는 대학원에 진학해 박사학위를 받는 것이다. 이후 취업해서 가정을 꾸리고 아이들을 키운 후 고향으로 돌아갈 꿈을 가지고 있다. "어릴 때 온 가족이 시골집에서 오순도순 살았는데 그 시절이 너무 그리워요. 저도 나이가 들면 그렇게 시골집에서 가족들과 행복하게 지내는 것이 꿈입니다."
그는 "박사 학위를 받고 취업을 하면 문이 반쯤 열린 셈이 될 것"이라면서 "사방이 벽이던 내 삶에서 '문'을 보여준 한국에 고맙다"고 말했다.
말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의 한국 사랑법이 독특하다. 바로 '독도 사랑'이다. 우즈베키스탄에서 그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준 우즈베키스탄인 선생님의 영향이 컸다. 그는 대구대에서 2020년에 개최한 외국인 유학생 독도사랑 한마당 대회에서 최고상을 받았다. 아흐마드는 한국어 선생님의 권유로 지난 8월에 열린 '2023년 외국인 유학생 독도사랑 한국어 말하기대회'에 친구들과 '독도 수비대'라는 팀을 꾸려서 참가해 장려상을 수상했다.
"독도는 아무리 공부해봐도 역사적으로 한국 땅이 맞아요. 일본이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앞으로도 독도 사랑 널리 널리 알릴 거예요."
그는 "이번 수상을 계기로 독도를 다녀올 기회를 얻었다"면서 "이미 네 번이나 다녀왔지만, 다섯 번째 여행이 오히려 처음보다 더 설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