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초연결시대입니다. 글로벌 분업, 기후변화 대응, 빈곤퇴치 등에서 국적을 넘어선 세계시민의 연대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같은 시대, 같은 행성에 공존하는 대륙과 바다 건너편 시민들의 민심을 전합니다글로벌 가치사슬에서 중국을 봉쇄하려는 미국 정부의 움직임에 미국 유권자의 과반수가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에 대한 견제심리와 함께 국제사회의 주요 이슈에 대해 미국이 관여하는 것에 염증을 느끼는 고립주의 성향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15일 국제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미국 기업의 대중 투자에 대한 미국 연방정부의 규제 여부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이런 흐름이 확인됐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51%는 '미국 기업이 중국의 중요 부문에 투자하기 전에 미국 회사에 중국인 파트너가 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미국 정부에 이를 알리는 정책에 지지한다'고 답했다. 중국인 파트너가 있는 경우에만 미국 정부에 알려야 한다는 응답은 이보다 적은 34%였고, 정부에 아예 알릴 필요가 없다는 의견은 15%에 불과했다. 미국 기업이 이미 중국인 합작선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신규 투자를 해야 할 경우에는 무조건 연방정부가 관여해야 한다는 강경 입장이 절반을 넘은 것이다.
또 절반에 가까운 미국인은 첨단 기술이 연관된 경우, 미국 기업의 대중 투자나 주요 상품의 수출을 미국 정부가 금지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47%는 연방 정부가 투자 진행 과정에서 중국이 미국의 첨단기술에 접근할 수 있는 경우에는 해당 투자를 금지하는 데 찬성했고, 49%는 미국이 기술 우위에 있는 상품에 대한 중국 수출 제한도 지지했다. 나아가 응답자 6명 중 1명은 중국 내 모든 미국 기업의 사업 전면 금지(16%)와 모든 수출 금지(15%)를 지지했다. 반면 대중 투자 금지 반대(16%)와 대중 수출금지 반대(15%)는 상대적으로 매우 작았다.
중국에 대한 미국인들의 공세적 입장은 미국 내에서 고립주의 경향이 강해지는 것과도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국제사회 주요 이슈에서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비율이 확연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갤럽 조사에 따르면, 미국이 세계 문제를 주도하거나 중요한 역할을 하길 원하는 비율은 65%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조사치인 2017년 72%, 2019년 69%에서 꾸준히 감소한 것이며, 2001년 첫 조사 이후 최저치다.
고립주의 경향은 특히 공화당 성향 유권자에서 감지되고 있다. 공화당 성향 미국인의 경우 2003년 87%에서 2023년 61%로 급감했다. 이와 관련, 갤럽은 공화당의 외교정책이 대외 관여를 선호했던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로 바뀌면서 나타난 자연스러운 변화로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