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가다]日, 외국인 관광객 늘자 “돈 더 내야 입장”

입력
수정2024.07.08. 오후 8:47
기사원문
김민지 기자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앵커]
일본이 관광지에서 외국인들에게 돈을 더 받는 이른바 '이중 가격제'를 도입했습니다.

4배 비싼 요금을 내야하는 곳도 있는데요, 일본 내에서도 외국인 차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세계를 가다, 도쿄 김민지 특파원입니다. 

[기자]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선정된 효고현 히메지 성.

지난해 전체 방문객의 3분의 1인 45만 명이 외국인 관광객일 정도로 일본의 대표 관광지 중 한 곳으로 꼽힙니다.

그런데 최근 이 지역 시장이 입장료 차등 시행 정책을 예고했습니다.

현재 성인은 1000엔, 우리 돈 8500원 정도 내고 들어가는데요.

만약 이중가격제가 실시되면 외국인 관광객은 4배 비싼 요금을 내야 합니다.

심지어 자국민 입장료는 5달러, 우리 돈 6900원으로 낮아져 외국인 관광객 입장료는 일본인보다 6배 비싸지는 겁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엔저 현상이 이어지면서 관광객들이 과도하게 몰리자 이를 억제하기 위해 ‘이중가격제’를 꺼내 든 겁니다.

일본인들은 취지를 공감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이리에 / 일본인 관광객]
"(물가가) 엄청 올랐기 때문에 외국인에게는 죄송하지만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반면 외국인 관광객은 왜 돈을 더 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입니다.

[산드라 / 스페인 관광객]
"공평하지 않네요. 왜 우리가 더 내야 하죠?"

도쿄의 한 해산물 뷔페 전문점에선 음식 값을 내려 하자 아예 신분증을 요구합니다.

[가게 점원]
"'일본 거주 등록증'이 없으면 외국인 가격을 받습니다."

관광객은 1100엔, 우리 돈 약 9400원을 더 내도록 했습니다. 

[캐롤린 / 홍콩인 관광객]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한 달 300만 명이 넘는 외국인들이 일본을 방문하는 가운데 우후죽순 생겨나는 업체 별 이중가격제는 사실상 외국인 대상의 '바가지 영업'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사타키 요시히로 / 조사이국제대 교수]
"외국인에게 많이 와 달라고 하면서 외국인만 (돈을) 더 받는 건 모순적이고 선진국이 아니라는 선언과 다름없습니다.“

히로시마에서는 지역 주민 방문을 보장하기 위해 매주 금요일 외국인 관광객을 아예 받지 않는 오코노미야키 가게도 생겼습니다.

지역이나 관광지 보호를 위한 가격 차등제가 오히려 외국인 차별을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본 내에서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채널A 뉴스 김민지입니다.

영상취재: 박용준
영상편집: 조아라

기자 프로필

가까운 일본부터 지구 반대편 파라과이까지 전 세계에서 펼쳐지는 다이내믹한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세계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