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2024 '늑대 세리머니'에 튀르키예-독일 외교 갈등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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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04. 오전 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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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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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흐 데미랄의 '늑대 경례' 세리머니. /EPA=연합뉴스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에서 튀르키예 선수가 '늑대 경례' 손 모양의 세리머니를 해 개최국 독일과 튀르키예 사이 외교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논란이 된 '늑대 경례'는 엄지와 검지·중지를 모은 채 나머지 두 손가락은 곧게 펴 늑대 옆모습처럼 만드는 손동작으로 독일 등 유럽에선 튀르키예 우익 극단주의 단체 '회색 늑대'의 인사법으로 여겨진다.

2일 오후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튀르키예와 오스트리아의 16강전에서 튀르키예 센터백 메리흐 데미랄(알아흘리)가 후반 14분 자신의 두 번째 골을 넣은 후 늑대 경례로 보이는 세리머니를 보였다.

데미랄은 경기 이후 기자회견에서 "세리머니는 튀르키예인으로서 나의 정체성과 관련된 문제"라며 "이 세리머니를 보여줄 기회가 더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외무부는 현지시간 튀르키예 주재 독일대사를 청사로 불러 자국 선수의 세리머니에 대한 독일 정치인들의 비난에 항의했다.

앞서 낸시 페저 독일 내무장관은 "튀르키예 우익 극단주의자들의 상징은 우리 경기장에 설 자리가 없다"며 "유럽축구선수권대회를 인종주의의 장으로 삼는 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독일 헌법수호청은 자국에 1만명 넘는 회원을 보유한 회색늑대를 우익 극단주의로 분류해 감시 중이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이날 데미랄의 '부적절한 행동'을 놓고 조사에 나선다고 밝혔다.

다만 튀르키예인 입장에선 늑대 경례가 반드시 우익 극단주의 상징을 뜻하는 건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튀르크족은 늑대를 신성하게 여긴다. 과거 중앙아시아에서 고난을 겪을 당시 늑대가 나타나 안전한 장소를 알려줬다는 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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