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져보니] 금융위 "공매도 금지 검토"…증시 회복 효과 있을까?

입력
수정2022.07.27. 오후 10:06
기사원문
최원희 기자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앵커]
주가가 걷잡을 수 없이 떨어지면서 이른바 개미 투자자들의 비명이 커지고 있습니다. 공매도, 즉, 없는 주식을 빌려 미리 파는 제도가 주가 하락을 부추긴다는 주장도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공매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따져 보겠습니다.

최원희 기자, 최근에 주가가 워낙 많이 떨어졌죠? 

[기자]
네, 코스피는 연초만 해도 3000선에 육박했는데 지금은 20% 가까이 고꾸라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김주현 신임 금융위원장이 시장 안정을 위해 공매도 금지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김주현 / 금융위원장 (지난 11일)
"외국도 필요하면 시장이 급변하거나 할 경우에는 공매도 (금지) 조치를 합니다. 저희도 당연히 시장 상황을 봐서 필요하고 하면…"

공매도는 '없는 것을 판다'는 뜻이죠. 먼저 주식을 빌려서 팔고 나중에 주식을 사들여 갚는 매매기법인데 주가가 떨어져야 차익을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주가가 떨어지는데 없는 주식을 빌려서 까지 팔게 되니 주가가 더 떨어진다는 뜻이군요. 우리나라에서 이전에 공매도를 금지한 적이 있죠?

[기자]
세 번 있었는데요. 최근엔 코로나 위기 때인 2020년 3월부터 약 1년간 전면 금지했다가 지금은 대형주 350개에 한해서 부분 재개한 상황입니다. 이 기간 코스피를 보면 공매도 금지 이후 1400선까지 떨어졌다가 반등한 뒤 꾸준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공매도 거래 금지가 지수 바닥을 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현재 인플레이션 우려 장세에서도 바닥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앵커]
만약 지금 공매도 금지 조치가 다시 나오면 효과는 있을까요? 

[기자]
지금 벌어지는 하락장은 원인이 워낙 복합적이고,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까지 높아서 공매도 금지만으로 주가 하락을 막는 게 가능할지, 회의적인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황세운 /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기준금리 인상과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금지 조치를 한다고 해서 주가가 상승으로 반전할 수 있을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보죠"   

코로나 시기엔 주요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추면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한 영향도 크기 때문에 단순히 공매도 금지 때문에 주가가 올랐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도 있습니다. 실제로 이 시기 공매도 금지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미국, 일본 등 나라의 주가도 상승하는 추이를 보였습니다. 

[앵커]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를 못합니까? 

[기자]
완전히 못하는 건 아닙니다. 하는 방법이 복잡하고 제한적이어서 개미로 불리는 보통의 투자자들이 공매도를 하긴 쉽지 않습니다. 

[앵커]
주가 하락이 이어질 때 기관은 공매도라도 해서 피해를 줄이는 데 개인은 속수무책이겠군요? 

[기자]
네, 공매도가 주가 하락을 유발하고 주가 하락 폭이 깊으면 결국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훨씬 크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상황에선 공매도를 금지해 달라고 주장하는 겁니다. 

정의정 /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
"공매도 세력은 주가를 하락시켜서 돈을 너무나 쉽게 벌고, (공매도 금지 시) 주가 하락을 시키는 인위적 요소가 사라지기 때문에 주가에는 긍정적이고 상승할 확률이 상당히 높아지는 거죠." 

하지만 금융당국은 "공매도가 주가 하락을 유발한다는 주장에 대해 타당성이 검증된 바가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 공매도가 외국인 자본 유입에 긍정적이고 주식시장 효율성에도 기여하는 만큼 정부는 불법 공매도를 감시하고 개인의 공매도 기회를 확대하는 쪽으로 제도 개선에 착수했고요. 구체적인 방안은 올 3분기 안에 나올 예정입니다. 

[앵커]
3분기면 너무 늦지 않을까요? 공매도라는 금융상품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건강한 자본시장을 지키는 게 당국의 더 중요한 의무라고 저는 봅니다. 잘 들었습니다.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