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져보니] 이대남·이대녀 갈등?…역대 표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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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3.16. 오후 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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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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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이번 대선에서 드러난 2030 표심을 두고 정치권은 아전인수식의 해석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역대 선거와 비교해 이대남·이대녀 표심이 이번 대선에서 유독 더 갈라진건지 구체적인 수치를 따져보겠습니다. 물론 수치가 젠더 갈등의 현주소를 100% 설명하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정치권이나 언론이 젠더 갈등을 부추기고 있는 건 아닌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최원희 기자, 이번 대선에서 2030 성별 표심이 어떻게 갈렸습니까?

[기자]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 20대 남성 58.7%가 윤 당선인을 뽑았고 20대 여성 58%는 이재명 후보를 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보단 덜하지만 30대에서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죠. 이때문에 2030 여성들이 막판 이 후보로 결집해 여가부 폐지 등을 공약한 국민의힘을 심판했단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앵커]
특히 20대만 보면 확연히 차이가 나는데, 이게 역대 선거에선 볼 수 없던 이례적인 현상입니까? 

[기자]
과거 대선 결과를 살펴보죠. 10년 전인 18대 대선 출구조사 땐 20대 여성의 69%가 30대 여성의 65.1%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택했고,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각각 30.6%, 34.7%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앵커]
그 때는 차이가 더 심했었군요. 

[기자]
19대 대선도 보겠습니다. 이땐 출구조사에서 성별 세대별 예측 득표율이 집계되지 않았기 때문에 대선 직전 한국갤럽이 조사한 결과를 참조했습니다. 20대 여성의 56%, 30대 여성의 59%가 문 후보에게 표를 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반면 홍준표 후보는 각각 8%, 안철수 후보는 11%와 16%의 지지가 예상됐습니다. 정리하자면 최근 10년간 치러진 세 차례 대선을 봤을 때 2030 여성층에서 민주당 후보 지지세가 강했고, 이재명 후보는 역대 민주당 후보 중 예상 득표율이 가장 낮았습니다. 반면 윤 후보는 보수 정당 후보 중 2030 여성 지지를 가장 많이 얻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대녀 표심이 이번에 민주당 쪽으로 확 쏠린 건 아니라는 거군요. 오히려 민주당 후보를 찍어왔는데 일부 등을 돌린 걸로도 볼 수 있고요?

[기자]
네, 그러면 남성을 보시죠. 10년 전 대선엔 20대 남성의 62.2%, 30대 남성의 68.1% 역시 문재인 후보에 지지를 보냈습니다. 5년 전에도 20대 남성, 30대 남성 모두 문 후보가 1위였습니다. 2030 남성층에서도 민주당 지지세가 강했던 겁니다. 그런데 지난해 부동산 민심이 극에 달했던 4·7 재보궐 선거 출구조사 때 오세훈 후보가 20대 남성에게서 무려 72.5% 지지를 얻은 것으로 나왔는데요. 

강신구 /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조국 (사태) 이후로 불만감 같은 것들이 표로 표출 된 거 같아요. 정권에 대한 반감, 부동산 문제 맞물렸던 것"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이대남 공략'에 적극 나섰는데도 윤 후보는 이대남에게 58.7%를 얻어 오세훈 시장 당선 때보단 지지도가 낮았습니다.

[앵커]
종합해보면 이번 대선에서 2030 여성과 남성,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움직인 측면이 있는거네요? 

[기자]
20대 전체 득표율을 봐도, 18대 대선 땐 문재인 후보가 박근혜 후보를 65.8% 대 33.7%로, 19대 대선 땐 문재인 후보가 홍준표 후보를 20대에서 47.6%대 8.2%로 압도했지만, 이번 20대 대선 땐 47.8%대 45.5%로 이재명 후보가 근소하게 앞섰습니다. 

이준한 /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번 선거에서는 20대 30대가 과거에 비해서 민주당을 덜 지지한 거죠.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부각시키고 그것을 정치적으로 활용한다고 하는 것은 정치인들이 해서는 안 되고"

[앵커]
결론적으로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를 많이 했던 이삼십대 가운데 상당수의 남성이 국민의 힘 지지로 돌아선건 분명한 사실인데, 과연 이걸 젠더 갈등의 결과로만 해석하는 것이 합당한 것인지는 의문이군요. 최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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