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결제' 위로하는 시민도
[앵커]
현장을 취재하고 있는 이가혁 기자가 지금 제 옆에 나와있습니다.
이 기자, 사고 발생 36시간 정도가 지났습니다. 앞서 화순군청 추모 분위기도 전해줬는데, 한 군청에서 전현직 공무원 8명이 희생이 됐다고요?
[기자]
네, 군청 선후배 사이로 함께 잘 어울려 다니던 이들은 연말에 휴가를 맞아 여행을 갔다가 변을 당했습니다.
앞서 리포트에서 보신 메모지와 국화가 가득한 책상의 주인공은 노인복지, 아동청소년, 보육, 다문화 등을 담당하는 부서의 과장이었습니다.
제가 오늘(30일) 아침에 갔는데, 막 동료들도 메시지를 쓰고 황망해하는 분위기라 취재를 하면서도 슬픔을 감추기 힘들었습니다.
또 다른 희생자 1명은 올해까지, 즉 내일자로 정년퇴임을 할 예정이었습니다. 동료 공무원들은 주말에 카카오톡 메신저로 "돌아와서 함께 식사하자고 인사눴는데 그게 마지막이 됐다"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이밖에도 전남교육청 소속 사무관 5명, 광주 기아차 공장 직원과 가족 5명 등 같은 직장마다 한꺼번에 많은 희생자들이 나와, 월요일인 오늘 소속 직장마다 추모가 이어졌습니다.
[앵커]
희생자들이 사고 직전에 보낸 카카오톡 메신저도 공개가 되고 있죠?
[기자]
네, 지금 화면으로 보여드리는 이 메신저 내용.
아들과 며느리, 4살 손자가 사고 여객기에 탑승했다는 한 가족의 카카오톡 메시지입니다.
사고 소식을 접한 뒤 어제 오전 10시 43분, 아들에게 "아들 내일 오지, 오늘 방콕에서 온 여객기가 무안에서 추락했다. 연락해주세요"라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아들이 메시지를 읽어야 숫자 1이 사라지지만, 계속 사라지지 않은 모습입니다. 안타깝게도 아들, 며느리, 손자 모두 희생자 명단에 포함됐습니다.
지금 보시는 건, 아들과 며느리, 6살 손자를 잃은 한 가족의 메신저 내용입니다.
사고 여객기를 타기 전 탑승자인 아들이 가족단톡방에서 "우린 오늘 밤에 돌아갑니다. 엄마도 경주 잘 갔냐"고 안부를 묻고, 어머니가 "조심히 와~ 엄청 추워~"라고 답을합니다.
아들은 "네, 내일 연락할게"라고 했지만, 잘 도착했다는 연락은 끝내 오지 않았습니다.
다른 카카오톡 메시지 보시죠.
어제 오전 9시에 탑승자가 "새가 날개에 끼어서 착륙을 못하는 중이다"라고 가족에게 보낸 내용입니다.
'언제부터 그랬냐'고 묻자 탑승자는 '방금'이라며 '유언해야하나'라고 답을 합니다. 국토부에 따르면, 오전 8시 59분에 조종사가 메이데이, 즉 비상사태 선언을 했습니다.
바로 그 직후 보내진 카톡입니다. 기내 승객에도 돌발 상황이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앞서 아들에게 보낸 메시지, 사라지지 않는 숫자 1, 시간이 지나면서 얼마나 마음이 답답하고 힘들었을까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런 유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한 움직임도 있다고요?
[기자]
앞서 제가 리포트에서 급식 봉사를 하는 시민단체도 잠깐 보여드렸는데요, 국회 앞 탄핵 집회에서도 등장했던 선결제 카페도 무안공항에 등장했습니다.
공항 2층에 있는 한 카페에 '봉사자 및 유가족은 아메리카노나 카페라테 드시길 바랍니다. 선결제 됐다'는 안내문이 붙었는데요, 카페 점주는 "결제한 사람이 누군지는 모른다"고 했습니다.
다만, 익명의 시민이 "아메리카노 100잔, 카페라테 100잔을 유가족과 봉사자들이 마실 수 있도록 해달라며 선결제를 해줬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네, 참사 상황에서도 따뜻한 마음들이 이어지고 있군요. JTBC는 이곳 전남 무안 현장에서 사고 수습과 참사의 원인 규명에 대해 최선을 다해 취재해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