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협동조합 건물 철거 말라" QOOP 택시기사 분신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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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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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연 소화기 분말 가루가 잔디밭 위에 가득합니다.

일명 '쿱택시'로 알려진 한국택시서울협동조합 소속 택시 기사가 분신을 시도했습니다.

조합 건물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막아서기 위해서입니다.

오늘 아침 7시쯤, 땅 주인인 국가철도공단이 고용한 용역회사 직원들은 조합원들을 막아섰습니다.

철거 트럭이 들어가자 이번엔 조합원들이 트럭을 막아섰습니다.

마찰이 계속되던 중 택시 기사는 평소 사고처리용으로 가지고 다니던 시너를 머리에 끼얹고, 몸에 불을 붙였습니다.

동료 기사들이 곧바로 소화기를 뿌렸지만 2도 화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합은 2022년 4월부터 이 부지를 불법 점유하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국가철도공단은 이 부지에 공원 조성을 계획하면서 쿱택시에 원상회복을 요청했고, 4차례 행정대집행 계고장을 보냈습니다.

이에 쿱택시는 올해 초 행정심판을 청구했습니다.

정비시설과 사무실 등 지상물, 그리고 지상권에 대해 손실 보상을 할 때까지는 행정대집행을 하지 말아 달라는 이유에서입니다.

하지만 공단은 손실을 보상해 줄 필요도 없고, 행정심판이 진행 중인 것과 행정대집행은 별개라는 입장입니다.

[국가철도공단 관계자 : '현재 부지 차고지를 다른 데로 이전을 한다' 그런 계약을 체결했음에도 불구하고 무단 점유를 계속하고 있는 거고요. 그랬으니까 보상 대상이 아니고]

쿱택시는 2015년, '사납금 없는 택시회사'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하지만 2021년 12월에 파산을 겪는 등 경영난이 계속됐습니다.

결국 마땅한 다른 차고지를 구하지 못해 이 부지를 계속 점거하고 있던 겁니다.

[김낙중/한국택시서울협동조합 연대본부장 : 택시 근로자들은 지금 이제 오갈 데가 없어지는 거고. 전부 다 흩어지고. 협동조합이라는 게 일반 법인 택시보다 더 좋은 조건 하에서 근무하기를 원하고 그랬는데…]

갈 곳 잃은 택시 기사들은 행정대집행 비용 5천4백여만 원과 국유지 무단 점유에 대한 변상금 1억 6천만 원도 나눠 부담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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