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감옥서도 전화하면 다 된다"…'마약 사업가'라는 박왕열 "하려면 제대로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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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11.03. 오후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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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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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필리핀에서 한국인 세 명을 살해하고 사탕수수밭에 유기해 징역 60년을 선고받고 필리핀 교도소에 갇혀 있는 박왕열입니다. 카지노를 소재로 한 드라마의 실존 모델로도 알려졌는데 필리핀 교도소에 갇혀 있으면서도 최근 국내에서 일어난 마약 사건에서 잇따라 '총책'으로 등장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드라마 보다 더 드라마 같은 믿기 힘든 범죄가 어떻게 가능했을지, 저희 취재진이 필리핀 교도소에서 직접 박왕열을 만났습니다.

자신을 임꺽정과 홍길동에 비유하며 마약 사업을 크게 하겠다, 전화 한통이면 다 된다는 식으로 말했는데 먼저 최광일 PD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2021년 황하나 씨 등 96명이 마약 유통과 투약으로 검거된 사건부터 지난 4월 엑스터시와 필로폰을 국내에 공급하다 20대 일당 3명이 검거된 마약 사건까지.

두 사건 모두 배후로 지목된 인물은 '마약왕' 박왕열입니다.

2016년 필리핀에서 한인 3명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사탕수수밭에 유기해 지금도 교도소에 있는 박왕열.

어떻게 마약을 유통했을까.

JTBC는 반년이 넘는 취재 끝에 필리핀 법무부 허가를 받아 현지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박왕열을 직접 만났습니다.

[박왕열 : 구매자가 없으면 어떻게 팔 거예요, 그죠? 그러니까 여기서 팔고 싶다고 하는 건 아니에요. (한국에서) 약 좀 보내줘라. 내가 여기서 먹고 살려면 마약뿐만 아니라 뭐라도 하긴 해야 돼요.]

2년 전 마약 사건의 국내 총책으로 검거된 '바티칸 킹덤'은 사실상 막내에 불과하다고 말합니다.

[박왕열 : 바티칸은 사실 이제 막내고. {막내만 잡힌 거예요? 그러면?} 예. 그러니깐 먹고 살겠다고 찾아와서 내가 이거 하는데 '그래 해봐' 하고 줬다고 쳐요. 여기 줬어, 줬어, 줬어. 그럼 이제 다 싸잡아 가지고 대가리를 욕하죠. 그렇죠. 나는 다 이해해요.]

하지만 정작 자신은 죄가 없다며 황당한 주장을 펼칩니다.

[박왕열 : 그러니깐 이렇게 보면 돼요. 삼성 휴대폰 쓰시죠? 그렇죠? 그러면 이건희가 이거를 팔아가지고 휴대폰 중독된 애들이 휴대폰을 밥 먹을 때도 들고 있는 애들이 (있으면…) 이건희가 나쁜 놈이에요?]

2021년 사건 당시 박왕열은 텔레그램을 통해 국내 공급책들에게 필리핀 마약을 전달했습니다.

당시 압수된 마약만 10만명이 사용할 수 있는 양으로 유통된 마약까지 포함하면, 그 양을 가늠하기도 힘듭니다.

[박왕열 : {그 이후에 마약 신세계를 열었어요.} 그게 똑같아요. 사업을 저는 해봤으니까 유통 구조를 아니까. 법의 잣대로는 그리 나쁜 놈이고 제가 계속 말씀드리잖아요. 홍길동이나 임꺽정이 나쁜 놈이에요? 착한 놈이에요?]

마약 사업을 크게 하겠다는 말도 서슴지 않게 합니다.

[박왕열 : 내가 모르겠어요? 한국 전화 한 통이면 내일모레 마약이 어디로 들어가고 어디로 나가는지 나 다 알아. 뭘 하려면 제대로 해야지. 그 나쁜 짓도 백 원 훔쳐도 도둑놈이고 1억 훔쳐도 도둑놈이고…]

[VJ 한재혁]

'마약왕' 박왕열이 수감된 필리핀 현지 교도소에서 이뤄진 인터뷰를 통해 밝혀지는 그의 악행은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웨이브(https://bitly.ws/VGfr)에서 3일 오전 11시에 공개됩니다.

◆ 관련 기사
국내 불송환 확신하는 박왕열 "내가 입 열면 검사 여럿 옷 벗어"
→ 기사 바로가기 : https://news.jtbc.co.kr/article/article.aspx?news_id=NB1215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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