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한국갤럽이 지난 7~9일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2%로 1위를 기록했다. 여야를 통틀어 두 자릿수의 지지율을 기록한 이는 이 대표가 유일하다.
야권에선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8%로 두각을 드러냈다. 전체 2위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6%, 홍준표 대구시장 5%, 오세훈 서울시장 3%,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2%), 우원식 국회의장·김동연 경기지사(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 대표는 진보층 뿐 아니라 선거 때마다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온 중도층에서도 강세를 보였다. 자신의 이념 성향을 '중도'라고 밝힌 응답자의 31%가 이 대표를 지지했다. 이 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은 중도층 지지율이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다만 지난달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 실시한 조사(12월 17~19일)와 비교해서는 지지율이 다소 하락했다. 당시 이 대표의 지지율은 37%로 2021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도 보수 색채가 강한 대구·경북(19%)과 부산·울산·경남(32%)을 비롯한 전 지역에서 이 대표가 선두였다. 서울은 32%였고, 광주·전라(53%), 대전·세종·충청(34%)에선 이 대표 지지율이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김 장관은 대구·경북(15%), 서울(9%), 부산·울산·경남(8%) 지역의 지지율이 비교적 높았다. 홍 시장도 정치적 텃밭인 대구·경북(11%)에서 두 자릿수로 선전했다.
지지 정당별로는 민주당 지지층의 75%가 이 대표를 지지해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 내에선 김문수 20%, 홍준표·한동훈·오세훈 10% 안팎이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기준으로 보면 찬성자(647명) 중 절반(49%)이 이 대표를, 탄핵 반대자(319명) 넷 중 한 명(24%)은 김 장관을 꼽았다.
갤럽은 "김 장관이 여권 지지층에서 가장 주목받기는 처음"이라고 분석했다. 탄핵 정국에서 윤 대통령에게 끝까지 힘을 실은 모습이 보수층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은 최근 노동부 기자단과 만나 "대통령은 기소도 안 됐는데 완전히 죄인 취급하는데 해도 너무하다. 민심이 뒤집어지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번 조사에서 범보수 진영 후보들의 지지율 합은 26%, 범진보 후보들의 지지율 합은 36%였다. 대통령감으로 생각하는 인물이 없다거나 무응답을 선택한 비율은 33%로 집계돼, 향후 무당층의 향배가 지형 변화를 이끌 변수로 분석됐다.
조사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16.3%였다.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