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에 북극 영향력 점점 커지며 변동성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매서운 한파가 전국을 덮치는 가운데 이번 강추위는 절기상 '가장 춥다'는 대한인 20일까지 이어진 뒤 차차 풀리겠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아침 기온은 최저 -20도를 밑돌았다. 서울 등 중부내륙의 기온이 올겨울 최저치를 경신했다. 체감온도도 곳곳에서 -20도까지 떨어졌다.
이번 한파가 매섭게 느껴지는 것은 직전까지 날씨가 포근했기 때문이다.
지난해는 전국적 기상관측이 이뤄진 1911년 이래 '역대급'으로 따뜻했다. 연말이자 겨울철(12~2월) 시작인 12월에도 전국 평균기온(1.8도)이 평년(1.05도)보다 0.7도 높았다.
올겨울 추위는 대륙 고기압(시베리아 고기압)의 주기적 팽창에 따라 내려온 찬 공기 영향이 크다. 찬 공기가 시베리아에서 남쪽으로 밀려 내려와 우리나라를 덮친 것이다. 시베리아 고기압은 겨울철 한반도에 영향을 주는 대표적인 기압계로, 한기가 축적되면서 강해졌다가 다시 약해지는 과정을 반복한다. 통상적인 '삼한사온'인 셈이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이유는 공기의 밀도 차이다. 따뜻한 공기가 가벼워 위로 올라가고, 차가운 공기는 무거워 아래로 내려오게 된다. 시베리아 지역에서 강하게 형성된 찬 공기가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우리나라를 덮치고, 이 과정에서 강한 북서풍까지 불며 체감온도를 낮춘다.
최근에는 북극에서 찬 공기를 가둬두는 '폴라 보텍스'(극소용돌이)가 약해지면서 찬 공기가 함께 남하해 강추위를 만들고 있다. 쉽게 말해 이맘때 찬 대륙고기압이 빠르게 내려오고, 북극 한기까지 더해지며 냉동고 같은 날씨가 나타나는 것이다.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와도 관련이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온도 차이가 줄어들면서 제트기류 흐름이 약해지고 굴곡이 커졌다. 그 결과 북극의 찬 공기가 남쪽으로 쏟아지는 현상이 잦아지고 있다.
실제 최근에는 북극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면서 삼한사온이 더 길어지거나,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북극 대기 순환의 주기가 길고 변동성이 커져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