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그동안 엔비디아의 경쟁업체는 AMD가 유일했다. 그러나 엔비디아가 생성형 인공지능(AI) 전용칩 시장 90% 이상을 장악해 큰 의미가 없었다.
지난해 엔비디아가 171% 급등한 데 비해 AMD는 18% 하락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진정한 엔비디아의 대항마가 나타났다. 바로 브로드컴이다. 브로드컴은 반도체 기업으로는 사상 3번째로 시총 1조 달러를 돌파했다.
반도체 기업 중 시총 1조 달러를 가장 먼저 돌파한 기업은 엔비디아다. 이어 엔비디아 칩 대부분을 위탁 생산하는 대만의 TSMC가 2번째로 시총 1조 달러를 돌파했다.
이어 브로드컴도 지난해 12월 시총 1조 달러를 돌파, 반도체 기업으로는 사상 3번째로 시총 ‘1조 달러 클럽’에 가입했다.
브로드컴은 지난달 31일 1.59% 하락한 231.84달러로 2024년 장을 마감했으나 연간 기준으로 107.70% 폭등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31일 현재 반도체 기업 시총 순위는 엔비디아(3조2880억달러), 브로드컴(1조860억달러 ), TSMC(1조240억달러) 순이다.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주문형 반도체(ASIC)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ASIC가 AI를 구동케 한다.
브로드컴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대형 클라우드 업체 세 곳, 즉 구글, 메타, 바이트댄스와 함께 새로운 AI 전용 칩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발표는 시장에서 큰 관심을 끌며 브로드컴 주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특히 브로드컴은 앞으로 3년간 AI 분야에서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해 투자자들의 기대를 더욱 높였다.
브로드컴의 이러한 성장세는 기존 반도체 시장의 구조에 변화를 예고한다.
기존에는 엔비디아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중심으로 시장을 주도하며 독주 체제를 이어왔지만, 브로드컴은 AI 딥러닝에 최적화된 확장형 처리장치(XPU)라는 새로운 칩 개발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이 칩은 병렬 연산에 특화된 GPU와는 다른 구조로 설계됐으며, 특히 전력 소모가 적고 효율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AI 전용칩 시장을 장악했던 엔비디아에 진정한 대항마가 등장한 것이다.
브로드컴의 경쟁력은 단순히 하드웨어 기술력에만 머물지 않는다. 브로드컴은 소프트웨어와 네트워크 기술에서도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브로드컴은 ‘CA테크놀로지스’와 ‘VM웨어’ 같은 기업들을 인수하며 반도체뿐 아니라 네트워크와 소프트웨어 영역에서도 입지를 강화했었다.
이는 브로드컴이 단순한 반도체 제조업체를 넘어 종합 기술 기업으로 자리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세계적 투자은행 UBS의 티모시 아큐리 분석가는 최근 브로드컴의 목표가를 220달러에서 270달러로 상향 조정하고 ‘비중 확대’ 등급을 유지했다.
모건스탠리의 분석가 조셉 무어도 브로드컴을 자신의 투자 목록에 포함하며 “브로드컴이 제2의 엔비디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에 힘입어 브로드컴은 지난달 시총 1조 달러를 돌파했다.
월가의 전문가들은 “브로드컴이 최근 급등했지만, 엔비디아와 다른 체계의 AI 전용 칩을 생산, 새로운 시장을 열 전망”이라며 “지금 들어가도 늦지 않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