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타고 온다고 어제 통화했는데"…딸 잃은 아버지 통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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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12.30. 오전 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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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 여객기 참사] 시신 수습 못한 유가족 "우리 엄마 언제 찾느냐" 울분
언니 잃은 50대 여성 "제주 대신 특별히 태국여행" 흐느껴
29일 오후 무안국제공항에서 만난 김경학 씨가 딸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2024.12.29/뉴스1


(무안=뉴스1) 김민수 이수민 김종훈 장시온 기자 = "딸이 포상 휴가를 받아서 사위랑 태국 여행을 일주일간 떠났는데…"

29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무안국제공항에서 만난 김경학 씨(61·남)는 이같이 말하며 딸과 사위를 잃은 슬픔을 가누지 못했다. 김 씨의 휴대전화 배경화면은 딸의 어린 시절 사진이었다. 김 씨의 카카오톡에 저장된 딸의 대화명은 'OO공주'였다.

그는 "어제 비행기를 타고 간다면서 딸과 연락했다"면서 "우리 집사람한테는 비행기를 타기 전 공항에서 찍은 사진을 보내주기도 했다"고 떠올렸다.

김 씨는 "오늘 아침 9시 48분에 'OO(딸 이름) 도착했는가?'라는 톡을 남겼지만, 답이 없다. 숫자 1이 사라지지 않는다"며 "연락이 없어서 전화를 수십통 했는데 받지 않았고, 그리고 나서야 속보가 떴고 가슴이 무너졌다"고 표현했다.

김 씨는 "너무 싹싹하고 착한 딸이었다"며 "일주일 전에도 함께 점심을 먹기도 했다"고 말했다.

해당 항공편에 언니와 형부가 타고 있었다는 50대 A 씨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A 씨의 언니는 매년 연말이 되면 제주로 남편과 함께 여행을 떠나곤 했는데 올해는 특별히 크리스마스에 출발하는 태국 여행을 선택했다.

A 씨는 "조카가 얼마 전 전역하고 복학을 앞두고 있다. 아들 잘 키워 놨으니 편한 마음으로 남편이랑 여행 떠났는데 이게 무슨 일"이냐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어 "가족 중 해외에 있는 사람들도 있어서 시차 때문에 낮에는 소식 못 전하다가 이제야 하나둘 전화로 사고 소식을 알리고 있는데 전부 믿지 못하고 있다"며 황망함을 토로했다.

또 다른 피해자 가족인 B 씨는 "우리 엄마 언제 찾을 수 있냐"고 울분을 터뜨렸다.

그는 "어머니가 지인과 함께 여행을 떠나셨다. 연락을 받고 나서 지인 가족들과 자리를 지켰는데, 방금 그쪽은 신원 확인됐다고 전화를 받고 갔다"면서 "오늘 중에 우리 어머니를 찾을 수는 있는 건지 너무 초조하다"고 발을 굴렀다.

한편 이날 오전 폭발 사고가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의 탑승객 181명 중 사망자 179명이 소방 당국에 의해 모두 확인됐다.

생존자는 이날 오전 구조된 2명에 그쳤고 나머지 179명은 모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119구조대는 이날 오후 8시 38분쯤 야간 수색 작업을 거쳐 마지막으로 남은 실종자 2명을 찾았다.

소방청은 소방 490명, 경찰 455명, 해경 27명, 시군청 50명, 의용소방대 50명, 군 340명, 유관기관에서 150명 등 총 1562명을 투입해 수습 작업을 진행해 왔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 폭발 사고의 사망 탑승객 전원이 모두 수습됐다. 사고 발생 약 11시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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