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뉴스1) 신준수 기자 = 전주페이퍼에서 근무하던 19세 청년 노동자가 근무 중 숨졌다.
사고는 지난 6월 16일 발생했다. 이날 오전 9시 22분께 전북 전주시 덕진구 팔복동 전주페이퍼 공장 3층 설비실에서 A 군(19)이 쓰러진 채 발견됐다.
A 군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에 의해 전북대학교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전남 순천시의 한 특성화고를 졸업한 후 현장실습을 통해 올해 정규직으로 채용된 A 군은 당시 6일간 멈춰 있던 기계를 점검하기 위해 설비실에 간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나자 유족과 전북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는 기자회견을 갖고 A 군의 죽음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 과정에서 공개된 A 군의 수첩은 많은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수첩에는 '남에 대한 얘기 함부로 하지 않기, 하기 전에 겁먹지 말기, 운동하기, 구체적인 미래목표 세우기' 등 2024년 목표와 미래 계획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A 군은 이 같은 계획을 펼쳐보지도 못한 채 짧은 생을 마감해야만 했다.
유족과 단체는 "A 군은 황화수소와 같은 유독가스 발생 우려가 있는 현장에 혼자 투입됐다"며 "또 호흡보호장비를 착용하지 않고 작업한 점과 대기 측정 등의 안전교육을 실시하지 않은 것이 사고의 원인이 아니냐"며 사측에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실제 지난 7월 7일 전주페이퍼 측에서 실시한 사고 현장 재조사에서 약 4ppm가량의 황화수소가 검출되기도 했다.
썩은 계란과 비슷한 냄새가 나는 황화수소는 주로 화장실이나 폐수처리시설에서 발생하는데 조금만 흡입해도 질식 사고가 날 수 있는 대표적인 독성가스다. 황화수소 배출사업장 노출 허용 농도는 15ppm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원이 진행한 부검에서 황화수소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 국과수는 A 군의 사인에 대해 '심장비대증과 심근경색에 따른 심장마비'라는 소견을 밝혔다. 부검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A 군의 빈소는 지난 7월 8일 고향인 순천에서 마련됐다. A 군이 숨진 지 22일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