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 보고서는 전체의 93% 달해…올해 코스피 8%·코스닥 21% 내려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올해 국내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증권사 종목 보고서에서 '매도' 의견을 제시한 경우는 전체의 0.0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이달 23일까지 발간된 '매도'(Sell) 의견을 담은 보고서는 단 4건이었다.
사실상 매도 의견에 해당하는 '비중축소'(Reduce) 의견을 제시한 보고서도 5건에 그쳤다.
같은 기간 발간된 전체 보고서는 1만 8351건으로, 매도 또는 비중 축소 의견을 내놓은 보고서(총 9건)는 전체의 0.05%에 해당한다.
이에 비해 '매수'(Buy) 보고서는 1만 7104건, '중립'(Hold) 보고서는 1238건이 발간됐다.
매도 또는 비중축소 의견을 제시한 보고서에선 '종목 쏠림' 현상도 나타났다.
특히 유진투자증권(001200)이 에코프로비엠(247540) 한 종목에 대한 비중축소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5건 냈고 하이투자증권과 iM증권도 각각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매도 의견을 제시했다.
카카오뱅크(323410)(한화투자증권(003530))와 한진칼(180640)(BNK투자증권)에 대한 매도 의견도 1건씩 나왔다.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칭찬 일색인 보고서를 내는 것과 달리 올해 국내 증시는 제대로 고꾸라졌다. 코스피 지수는 연초 대비 8.09% 하락했고 코스닥 지수는 21.48% 내렸다.
상장지수상품(ETP)과 거래 정지 종목은 제외하고 올해 주가가 하락한 종목은 2044개, 주가가 오른 종목은 642개다. 즉 5개 종목 중 4개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동안 애널리스트들은 계속 '매수'를 외친 꼴이다.
애널리스트들이 매도 의견을 쉽사리 내지 못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애널리스트는 법인영업을 보조하는 업무를 담당하는데, 매도 의견이 나오면 법인영업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기업이 분석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지 않는 등 업무 협조를 하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커버하는) 기업과 다른 의견을 내는 것도 신념이 있어야 가능한 일인데 애널리스트 업력이 대체로 짧아졌고 배테랑이 없어졌다"며 "(투자의견이 '매수'로만 집중되는 것은) 전문가 집단의 신뢰를 스스로 낮추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