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너무 야물고 똑똑해서 오히려 할아버지 길 조심하시라고 하고 다니던 아이였는데…"
광주 북구에서 후진하던 청소차량에 치여 숨진 초등학교 1학년생 A 양(7)의 유족이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며 울분을 토해냈다.
지난 30일 광주 북구의 한 아파트 단지 내 인도에서 폐기물을 수거하던 5톤 청소차 운전자가 하교하던 A양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광주 서구의 한 장례식장에 차려진 A 양의 빈소에는 유가족과 지인들의 훌쩍임과 흐느낌, 울부짖는 소리만 가득했다.
빈소에는 활짝 웃고 있는 A 양의 모습이 담긴 영정이 놓여 있었다. A 양의 아버지 B 씨는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느냐"며 하염 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B 씨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큰아들과 8살 터울로 낳은 늦둥이 A 양이 "평소 잘 웃고 밝은 성격이었다"고 회상했다.
빈소를 지키던 할아버지 김 씨도 애교 많고 밝은 손녀딸을 다시는 만날 수 없다는 사실에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A 양을 떠올리던 할아버지 김 씨는 "감을 많이 따서 손녀딸네 가족에 주려고 그제 우리집서 만났던 게 마지막이 됐다"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A 양은 사고 당시 하교 후 집에 가던 길이었다고 한다. 김 씨는 "평소에 할아버지 할머니 길 조심해서 다니세요하던 아이였다"며 "인도에서 차가 후진해 손녀딸을 앗아갈지 어떻게 알았겠느냐"고 가슴을 쳤다.
그는 "명절에 용돈 주면 할아버지 감사합니다하고 인사하고 가는 싹싹한 아이였는데 아프게 간 마지막 모습이 잊히질 않는다"며 눈물을 훔쳤다.
A 양의 삼촌은 평소 아이브를 좋아해 콘서트를 같이 보러 가자고 약속했는데 지키지 못하게 됐다며 울분을 토했다.
유가족들은 아파트 단지 내 사망 사고를 막기 위해선 대형 청소차량은 2~3인 작업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분리수거장 앞은 보통 사람들이 왔다갔다하는데 인도에서 차량을 끌고왔다는게 말이 되지 않는다"며 "또다른 조카 같은 사례가 다시는 나오지 않도록 철저하게 조사해 재발 방지책을 세워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혼자서 작업하는 게 아닌 한 명만 더 있었더라면 허무하게 어린 생명이 떠나지 않아도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