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운명의 날', 주가 75만원 돌파…최윤범 vs MBK 승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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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10.04. 오전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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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건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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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만원 제시' 최윤범 유리할 듯…MBK 공개매수가 조정 '변수'
영풍정밀은 안갯속…공개매수가 3만원으로 같아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고려아연 주가가 75만 원마저 뚫으면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영풍-MBK파트너스 간의 경영권 분쟁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4일 공개매수 마감을 앞둔 MBK보다는 최 회장 측이 우세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투자자들이 MBK(75만 원)보다 더 높은 공개매수 가격을 제시한 최 회장 측(83만 원)에 주식을 넘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영풍정밀은 MBK가 공개매수가를 3만 원까지 높이면서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일 오전 11시 41분 기준 고려아연(010130) 주가는 전일 종가보다 6.17% 오른 75만 6000원에 거래 중이다. 영풍정밀(036560)은 20.04% 상승한 3만550원을 기록 중이다.

주가는 이미 영풍-MBK파트너스가 제시한 공개매수가 고려아연 75만 원, 영풍정밀 3만 원을 웃돈다. 고려아연이 제시한 자사주 공개매수가 83만 원에는 못 미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고려아연 주가가 75만 원을 넘어서면서 최 회장 측이 유리할 것으로 해석했다. MBK의 공개매수 마지막 날인 것을 고려하면 이날 거래 주식은 더 높은 가격을 써낸 고려아연에 넘길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날 75만 원보다 비싸게 주식을 산 투자자는 더 높은 가격에 팔 것을 기대하고 들어왔을 것"이라며 "83만 원을 낸 고려아연에 넘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더욱이 이날 주식을 산 사람은 영풍-MBK 연합에 주식을 넘길 수 없다. 영풍-MBK 연합 공개매수에 응하기 위해서는 실질적 주식 소유권 변경에 걸리는 기간(2거래일)을 고려해 지난달 30일 장 마감 전까지 주식을 매수해야 했다.

다만 영풍정밀 향방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최윤범 회장 측이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제리코파트너스를 통해 영풍정밀 공개매수가를 3만 원으로 제시하자, MBK도 공개매수가를 3만 원으로 끌어올리면서 불확실성이 커졌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MBK의 공개매수 마감을 앞두고 투자자들은 고심이다. MBK의 공개매수를 포기하고 고려아연만 보기에는 소송에 따른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MBK는 고려아연 측의 자사주 매입 절차를 중단시켜달라는 취지의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내고, 이를 결정한 고려아연 이사회 멤버들을 검찰에 배임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법원에서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방식 공개매수에 제동을 걸면 공개매수가 무산되고, 주가가 급락할 수 있다.

여기에 MBK의 대응도 변수다. 장 마감 뒤 종가 보고 공개매수가를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이 경우, 고려아연도 맞대응해 공개매수가를 올릴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인수합병(M&A) 입찰방식 중 하나인 '프로그레시브 딜(Progressive Deal)'을 떠올린다고 평가했다. 프로그레시브딜은 일정 금액 이상을 제시해 커트라인을 통과한 매수후보군을 대상으로 매도자 측이 다시 가격경쟁을 붙이는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MBK가 공개매수가를 더 높이면 고려아연은 더 상향조정할 수 있다"며 "결국 '쩐의 전쟁'이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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