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서 작업하던 동생 구하려다 형까지 사망…유족 “안전 장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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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8.28. 오후 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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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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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색 이틀 만에 40대 형제 물 속에서 숨진 채 발견
업체 측과 이야기한 뒤 광주로 가서 장례 치를 예정
강원 홍천 대룡저수지 실종자 수색 현장.(독자 제공)


(홍천=뉴스1) 한귀섭 기자 = “안전교육과 장비만 있었다면…”

강원 홍천 대룡저수지에서 우애 좋은 형제가 하루아침에 하늘나라로 떠나가면서 외삼촌 문종식 씨(73)는 허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25일 광주광역시에서 작업을 위해 강원도 홍천군까지 올라온 40대 형제는 4일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동생인 A 씨(45)는 지난 27일 오후 2시 52분쯤 홍천 북방면 성동리 대룡저수지에서 관광용 부교 건설 작업하던 중 떠내려가던 바지선 로프를 잡으려다가 저수지에 빠졌다. 이를 본 형 B 씨(48)가 동생을 구하기 위해 물에 뛰어들었지만 빠져나오지 못했다.

문종식 씨는 28일 뉴스1과 통화에서 “지난 일요일 공사 첫날 안전 관리 교육도 못 받고, 현장에 투입됐다고 한다”며 “매뉴얼대로 했었으면 이런 일은 아예 없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현장에는 안전관리자나 책임자 없이 3명이 공사를 했다고 한다”며 “수심이 상당한데도 구명조끼 등 안전장비도 없었다. 그런데도 수영도 못하는 형이 동생 구하겠다고 이런 사고가 났다”고 덧붙였다.

강원 홍천 대룡저수지 실종자 수색 현장.(독자 제공)


이들은 형제로 동생이 먼저 빠진 뒤 형이 구하려다 변을 당했다. 당시 작업에는 3명이 투입됐으며, 물에 빠지지 않은 작업자 C 씨가 소방당국에 구조를 요청했다.

소방당국은 인력과 장비를 투입해 수색 이틀 만인 28일 오전 11시 16분쯤 물속에서 A 씨를 찾은 뒤 같은 날 오후 4시 32분쯤 A 씨가 발견된 지점 인근에서 B 씨를 인양했다.

이들은 우애가 깊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의료기기 대리점을 하면서도 건설업에 종사하는 동생 B 씨를 도왔다. 특히 B 씨에게는 눈에 넣어도 안 아픈 10살, 8살 아이가 있어 더욱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문 씨는 “안전교육, 관리뿐 아니라 바지선에 있던 로프도 짧았었는데 놓쳐버리면서 이런 사고가 생긴 것”이라면서 “이번 사고로 총체적인 문제가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공사를 발주한 홍천군은 이번 사고의 책임을 통감하면서 유가족 측에 사과의 뜻을 전했다. 현재 두 형제는 홍천아산병원에 안치돼 있다. 유가족 측은 업체 측과 이야기를 마친 뒤 두 형제를 광주광역시로 옮겨 장례를 치를 예정이다.

사고가 발생하자 고용노동부 강원지청과 홍천경찰서는 사고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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